전남도 조직감축후 '무노동 유임금'상태 방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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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전남도 공무원 A (59.4급) 씨는 두 달 전부터 출근치 않고 거의 매일 무등산 산행 등으로 소일하고 있다.

하지만 그의 은행계좌엔 매월 20일 월급이 13만원의 시간외근무수당만 빼곤 상여금까지 종전과 다름없이 들어온다.

전남도 등이 조직을 축소하면서 감축한 인원을 놀리면서 봉급을 주는 '무노동 (無勞動) 유임금 (有賃金)' 상태로 방치하고 있어 활용대책이 시급하다.

전남도가 지난 9월1일 4급 이상 31명을 대기발령한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보직을 주지 않은 채 대기시킨 인원은 소방직 46명을 포함해 1백82명. 최대한 명예퇴직을 유도하겠다는 방침이었으나 최근 마감한 결과 4명만 신청했을 뿐이고 연말 정년퇴직자도 40여명에 불과하다.

약1백40명은 내년에도 계속 놀려야 할 형편이다.

애당초 공무원의 신분을 보장하는 법 때문에 직권면직시킬 수 없는 상황에서 무보직 대기발령은 오히려 예산.인력낭비라는 지적이 있었음에도 강행한 결과다.

기초자치단체도 고흥군의 경우 지난 9월8일 구조조정대상자로 분류한 86명 가운데 29명은 공로연수.특별휴가형식을 빌어 놀리면서 봉급을 주고 있다.

광양시가 49명을 대기발령했지만 6개 팀으로 나눠 농수축산물 도농직거래 알선과 컨테이너부두활성화 지원 등의 일을 맡겨 활용하고 있는 것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광주 = 이해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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