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포크볼' 21세기 마운드 이끌 변화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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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21세기의 변화구' 로 불리는 '포크볼' 이 올해 한국시리즈의 화두로 떠올랐다. 1, 4차전을 승리로 이끈 현대 정민태의 포크볼은 '마구' 라고 표현될 정도다. 2차전에서 승리를 따낸 뒤 5차전 패전투수가 된 정명원의 주무기도 포크볼이다.

정의 포크볼은 2차전에서는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뚝뚝 떨어졌으나 5차전에서는 밋밋하게 홈플레이트를 통과하다 LG타자들에게 두들겨맞고 초반 강판당하는 수모를 당했다.

LG도 마찬가지다.

3차전에서 반격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손혁은 팀내에서 '손포크' 로 통할 정도로 포크볼을 즐겨 던진다.

또 1, 4차전 선발이었던 김용수는 포크볼을 자신의 손에 맞게 개량한 특유의 '반포크볼' 을 주무기로 타자들을 현혹시킨다. 검지와 중지 사이에 공을 끼운 뒤 손가락으로 볼을 긁어내리듯 던지는 포크볼은 직구처럼 오다가 홈플레이트를 통과할 때쯤 '뚝' 떨어진다.

시속 1백40㎞ 이상의 빠른 공을 가진 투수에게 유리하며 구질의 특성상 어깨에 무리가 가기 때문에 대부분 한 게임에 20개 이상은 던지지 않는다.

포크볼이 21세기의 변화구로 떠오른 것은 노모 히데오 (뉴욕 메츠)에 의해서다.

노모의 포크볼은 일본에서 미국으로 '수출' 된 뒤 메이저리그에 포크볼 선풍을 일으켰다.

70년대 '선데이 무라타' 로 유명한 무라타 쇼지 (다이에 호크스 투수코치)에 의해 알려지기 시작한 포크볼은 현재 일본 프로야구에서 가장 유행하고 있는 변화구다.

올해 요코하마 베이스타스를 일본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마무리투수 '대마신' 사사키 가즈히로의 포크볼은 현재 지구상에서 가장 위력적인 변화구로 불릴 정도다.

90년대의 변화구가 '체인지업' 이었다면 21세기의 변화구는 포크볼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이 포크볼이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현대와 LG의 가장 큰 무기가 되고 있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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