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달의 중소기업인 선정'푸른숲' 김혜경 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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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출판업이 어렵다고들 하지만 종이값부터 시작해 거품 뺄 곳은 아직도 많습니다. "

'10월의 중소기업인' 으로 선정된 도서출판 푸른숲의 김혜경 (45) 사장의 말이다.

출판인이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에서 선정하는 이달의 중소기업인으로 뽑히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잇따른 도매상.출판사 부도로 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는 출판계에서 푸른숲은 예외로 통한다.

내는 책마다 실패가 없을 뿐더러 제작 공정을 축소해 경비를 절감하는 등 생산성을 높였기 때문. 올해 실적만 하더라도 6만여부가 팔린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 을 비롯, 자회사 푸른역사에서 낸 7권 역사서가 모두 성공했다.

인문서 판매가 급감한다는 출판계 푸념과는 정반대 현상이다.

또 스테디셀러인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 를 재생용지로 찍어내고 책날개를 없앴다.

남들은 책값을 한창 올리던 때 오히려 가격을 20%나 내렸다.

"직원은 15명뿐이지만 비슷한 규모의 출판사에는 없는 제작담당이 따로 있습니다. "

철저하게 가격을 비교해 저렴한 재료를 구입하고 반품.재고 관리에 신경써 비용을 줄인다는 설명이다.

마케팅 전략도 독특하다.

31일 소설 '광야에서' 를 출간하며 양희은.정태춘.안치환 등 인기가수를 불러 콘서트를 연다.

대기업 홍보담당으로 일해오다 푸른숲을 인수한 지 8년째라는 金씨는 "출판은 '감' 으로 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며 "출판업이 지식.문화 사업의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선 정부 지원도 필요하지만 합리적 경영으로 자생력을 키워나가야 할 것" 이라고 강조한다.

홍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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