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현장]금통위 여전히 통과위 권한줘도 '통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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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지난 4월 통화신용정책의 최고결정기구로 새롭게 출범한 금융통화위원회가 여전히 '통과위원회' 에 머무르고 있다는 비판이 재경위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한국은행이 한이헌 (韓利憲.무소속)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금통위는 지난 4월 이후 6개월간 20차례 회의를 열어 29개의 안건을 처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회의내용. 한국은행에서 올린 안건을 단 한번도 재심의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그나마 수정가결한 2건도 한국은행 조직과 정원에 관한 사안으로 통화정책에 대한 본질적인 부분은 손댈 엄두도 못냈다는 것. 더구나 금통위가 제안해 채택된 안건은 하나도 없었다.

특히 이달초 한국은행의 공개시장 조작금리 1%포인트 인하조치는 한국은행이 먼저 일을 저질러놓고 금통위가 나중에 추인해주는 편법 운영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여야는 이처럼 금통위가 '생산적' 인 일은 거의 하지 않고도 연간 9천여만원의 봉급과 차량.여비서 등 막대한 지원을 누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한국은행도 최근 금리를 낮춘 것과 관련, "지난 8월 '대출금리의 인위적 인하는 바람직하지 않다' 는 공식입장을 뒤엎은 것은 한은의 독립의지 부족" 이란 의원들의 공세에 시달렸다.

김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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