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산코아 점포 분양 받은 사람들 건물공사 지연 피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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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순천시황전면서 농사짓는 최영규 (46) 씨 부부는 요즘 하루에도 몇 번씩 울화통이 터진다.

도심에 들어설 '기산코아' 에서 횟집을 하려고 4층의 점포 한 칸을 분양받은 게 96년5월. 땀흘려 일해 모은 돈에 빚까지 얻어 1억1천여만원을 회사측에 냈으나 공사중단 등으로 언제부터 장사를 할 수 있을지 모른다.

또 전용면적이 15평쯤 나오리라는 말을 듣고 23평을 분양받았는데 실제론 9평밖에 안된다.

순천시연향동에 신축 중인 대규모 쇼핑센터 기산코아의 점포를 분양받은 사람들이 건물공사 지연으로 큰 피해를 입고 있다.

또 분양면적 중 전용면적의 비율이 매우 낮아 분양받은 사람으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다.

기산코아는 부지 1천2백여평에 지하4층.지상7층 연면적 7천9백여평 크기로 대신유통 (대표 최병곤.46) 이 95년9월 착공하면서 분양을 시작했다.

현재 분양률 48%로 분양받은 3백46명중 절반 이상이 분양 잔금까지 내는 등 총2백20억여원을 납입한 상태다.

그러나 회사측이 약속한 개점시기인 지난해 9월을 1년여 넘긴 지금 공사가 소방.전기.통신설비 등을 마무리 못한 채 중단돼 있다.

시공업체인 ㈜기산이 지난해 7월 부도를 낸 데다 건축주인 대신유통에서 공사비를 제대로 주지 않는다며 작업을 안 한 것.

대신유통 송수헌 (42) 이사는 "기산이 지난 21일 파산선고를 받았으므로 시공업체를 바꿔 나머지 공사를 내년 1월까지 끝내겠다" 고 밝히고 있지만 공사 재개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기산측이 밀린 공사비의 정산을 요구하며 공사중지 가처분 신청을 낼 게 뻔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분양받은 사람 중 상당수가 미분양 점포를 담보로 내놓는 등 먼저 확실한 피해보상대책부터 나와야 한다며 공사재개를 반대하고 있다.

전용면적 시비까지 겹쳐 문제가 더욱 복잡하다.

분양면적 7평짜리 점포가 주차장.통로 등 공용면적을 빼면 2.5평에 지나지 않는 등 전용면적 비율이 25~32%로 다른 대규모 상가에 비해 훨씬 낮다.

분양주들은 대신유통이 분양 당시엔 전용면적 비율을 50~55%라고 말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회사를 사기분양 혐의로 광주지검 순천지청에 고소했다 무혐의처리되자 광주고검에 다시 진정해놓은 상태다.

분양주 모임의 나법균 (42) 씨는 "서민들이 빚까지 얻어 분양받았다 개점이 늦어져 거리에 나앉은 가정이 생기는 등 엄청난 피해와 고통을 당하고 있다" 고 말했다.

순천 = 이해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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