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암 연대 농구감독 '올해는 최악의 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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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연말까지 남은 두달이 너무 길 것 같아요. " 26일 경희대와의 농구대잔치 예선 마지막 경기를 끝낸 연세대 최희암 감독은 지쳐 있었다.

농구대잔치를 세차례나 제패하며 연세대 전성기를 열었던 최감독이었지만 올해는 지독히도 안풀리는 한해였다.

올해초 프로농구 삼성 감독으로 내정될 때까지는 좋았다.

그러나 5월 MBC배 대회에서 선수자격 시비와 관련된 '김수환 파동' 으로 대학연맹으로부터 1년간 자격정지를 당한 게 치명타였다.

최감독은 이 때문에 한국농구연맹 (KBL) 으로부터 '기피인물' 로 분류돼 프로행이 좌절됐다.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휘한 대학연맹전 (8월)에서는 4강에도 못들었다.

이달 들어서는 입시부정에 연루됐다는 혐의를 받아 검찰 조사를 받았다.

고려대와의 정기전에서도 졌고 이번 대회에서도 성균관대.상무.고려대에 잇따라 패해 예선탈락했다.

MBC배 대회 몰수패까지 포함해 최감독의 올해 성적은 5승10패, 승률 33.3%로 90년대 들어 최악이다.

그러나 더욱 우울한 것은 아무도 최감독의 입장을 동정하거나 두둔하지 않는 사실이다.

선후배와 동문들조차 "혼나봐야 된다" 며 외면하고 있다.

여름부터 쉬지 않고 떠도는 감독 해임설은 최감독의 자존심마저 짓밟아버렸다.

그래도 최감독은 "다시 시작하겠다. 보란듯이 다시 코트에 서겠다" 며 각오를 다진다. 그러나 최감독이 정말 다시 시작할 기회를 얻게 될지는 미지수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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