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옥류관 냉면 서울서도 맛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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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진짜' 평양냉면을 서울에서 맛볼 수 있게 될 것 같다.

평양의 대표적 냉면식당인 옥류관 분점이 올해 안에 서울에 문을 열기 때문.

대북 (對北) 교역업체인 발원무역 (대표 金映伯) 은 최근 일본 조총련계 파르무역과 '평양 옥류관 서울분점' 을 운영하기 위한 계약서를 교환한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파르무역은 평양 옥류관 해외분점 독점권을 가진 북한 대성무역상사로부터 분점 설치권을 위임받은 업체다.

우리 기업이 임가공 사업 등을 위해 북한에 진출한 적은 있지만 북한 업체가 남한내 지점 설립을 추진하는 것은 옥류관이 처음이다.

특히 북한측은 북한인 요리사를 서울에 파견하는 문제를 우리측과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져 성사 여부가 주목된다.

요리사가 서울에 상주하면 남북 인적 교류사에서 획기적인 일이 된다.

발원무역은 9억7천만원을 들여 서울강남구삼성동에 4백명 수용 규모 (건평 4백50평, 지하1층.지상2층) 의 서울분점을 열기 위한 건설공사를 진행 중이며 통일부에 곧 남북협력사업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정부는 정경분리 원칙에 따라 민간기업의 교류협력을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본사가 입수한 12개항의 합의계약서에 따르면 북한은 조리.영업기술을 전수하고 원부자재 및 식기류.소모품.비품 등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매출액의 7%에 해당하는 로열티를 받는다.

서울분점은 평양 옥류관이 취급하는 모든 주식류와 요리, 그밖의 음식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서울분점측은 냉면그릇 8백개와 불고기 접시.수저 등 30여종의 비품은 물론 육수와 메밀까지도 북한으로부터 반입할 예정이다.

또 북한측으로부터 남한 내에서 독점적 영업권을 보장받은 만큼 지방도시에도 분점을 개설할 계획이다.

정부 당국자는 25일 "옥류관 서울분점 개설은 남북 교류협력의 새로운 장 (場) 을 열 수 있는 사업인 만큼 승인문제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 고 밝혔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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