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투수 예고제' 포스트시즌에서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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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선발투수 예고제가 올시즌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정규시즌 1위로 일찌감치 한국시리즈에 올라 있는 현대는 18일 "한국시리즈에서는 선발투수 예고제를 받아들일 수 없다" 고 밝혔다.

현대는 좌타선이 막강한 LG가 삼성과의 플레이오프에서 2승을 먼저 따내 현대의 한국시리즈 파트너가 될 가능성이 커지자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현대구단 관계자는 "8개 구단 감독들이 페넌트레이스 경기때 선발투수 예고제를 도입키로 결정한 것이었지 포스트시즌에도 적용하자는 것은 아니었다" 고 주장했다.

따라서 현대는 오는 23일부터 인천구장에서 막을 올리는 한국시리즈 1차전부터 선발투수 예고제를 거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한국야구위원회 (KBO) 이상일 운영부장은 "선발투수 예고제는 감독회의에서 결정돼 KBO에 통보된 사항" 이라며 "KBO가 이 문제를 결정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고 밝혔다.

삼성 서정환 감독도 플레이오프가 시작되기 직전 "선발투수를 예고키로 한 것은 페넌트레이스에만 적용된다" 며 한때 플레이오프에서는 선발투수 예고제를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자세를 보여 여론의 비난을 산 바 있다.

결국 삼성은 좌완 베이커를 선발예고했던 지난 14일 1차전 경기가 비로 취소되며 결국 베이커를 써먹지도 못했다.

또 1, 2차전에 선발 등판한 박충식과 김상엽은 LG의 좌타자에게 뭇매를 맞아 삼성은 2연패의 궁지에 몰려야 했다.

선발투수 예고제가 이처럼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이유는 LG에 좌타자가 수두룩한데 비해 왼손 선발투수가 한명도 없어 LG에 절대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선발투수 예고제를 등에 업고 무서운 기세로 한국시리즈로 진격중인 LG의 기세에 호화군단 현대도 두려움에 떨고 있는 것이다.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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