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최향남 두뇌피칭 '압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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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급할수록 돌아가는' LG 최향남의 두뇌 피칭이 돋보인 한판이었다.

최의 주무기는 1백40㎞대 안팎의 묵직한 직구. 특히 초구부터 바깥쪽 직구로 스트라이크를 잡는 공격적인 피칭을 구사한다.

최의 투구스타일을 간파한 삼성 타자들은 1회말부터 초구를 철저히 노리고 들어가는 적극적인 타격으로 맞섰다.

1번부터 7번타자까지 모조리 초구를 공략했다.

결과는 적중했다.

톱타자 강동우를 비롯, 김한수.최익성 등 세명이 모두 초구에 안타를 뽑아내며 대거 3득점, 초반 기세를 잡기 시작했다.

삼성은 3회말에도 양준혁이 역시 최의 초구를 통타해 우전안타를 작렬했다.

무사 1루의 위기를 맞은 최는 자신의 투구스타일이 노출된 것을 알고 이를 역으로 이용했다.

1회에 안타를 허용한 5번 김한수에게 바깥쪽 직구대신 몸쪽 공을 뿌려 3루수앞 땅볼을 유도, 병살플레이로 연결시키며 최대 고비를 넘겼다.

최는 후속 정경배도 초구에 몸쪽 직구로 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변화구와 다시 몸쪽 공으로 삼진으로 처리,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데 성공했다.

자신감을 완전히 회복한 최는 이후 6회말 정경배에게 볼넷을 허용할 때까지 무려 10명의 타자를 모조리 범타로 돌려세웠고 결국 승부의 키를 LG쪽으로 돌려놓았다.

대구 = 김현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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