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운드 ‘헐크’ 피스컵 득점왕 군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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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피스컵 그라운드를 ‘헐크’가 누비고 있다. FC 포르투(포르투갈)의 등 번호 12번 공격수 헐크(23·사진). 본명이 지바니우두 비에이라 소우자인 이 선수는 이름으로 한 번 주목 받고, 실력으로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만든다. 헐크는 피스컵 안달루시아 2009에서 득점 선두에 올라 깜짝 스타가 됐다. 지난달 28일(한국시간) 올림피크 리옹(프랑스)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기록한 두 골로 빈첸조 이아퀸타(유벤투스)와 공동 1위다.

헐크는 이름처럼 저돌적이며 파워가 넘친다. 1m78㎝의 키로 공격수로서는 크지 않지만 잘 발달된 상체 근육을 바탕으로 몸싸움에서 지는 법이 없다. 스피드와 기술까지 겸비한 그는 한 번 공을 잡으면 좀체 뺏기지 않는다. 다소 험상궂은 얼굴 역시 그의 이름과 어울린다. 본명과 관련이 없는 그의 등록명은 어릴 적 별명이었다. 녹색 괴물이 나오는 미국 만화영화 ‘초인 헐크’의 팬이었던 그를 보고 어머니가 ‘헐크’라 부르기 시작했다.

2005년 일본 J-리그에 입단할 때만 해도 철저한 무명이었다. 2006년부터 2년간 J-2리그(2부)에서 62골을 몰아치자 지난해 여름 마침내 유럽 무대에서 그의 잠재력을 인정했다. 지난 시즌 혼자 모든 걸 하려는 플레이 성향 때문에 엔트리 경쟁에서 밀렸던 그는 주전 선수의 부상을 틈타 시즌 중반 최전방에서 입지를 다졌다. 지난 시즌 8골을 넣어 팀 내 득점 2위에 올랐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올 3월 헐크를 ‘떠오르는 10인의 선수’에 포함시켰다.

세비야(스페인)=장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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