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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단풍산' 산행 유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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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숙고사 (熟庫絲) 노란 저고리와 붉은 치마로 곱게 차려입은 가을. 지금 전국은 온통 단풍세상이다.

설악에서 불붙기 시작한 단풍이 한발 한발 남으로 발길을 돌리며 10월을 곱게 태우고 있다.

찬이슬이 내린다는 한로 (寒露)가 하루 앞으로 다가와 가뜩이나 짧은 가을이 더욱이나 짧게만 느껴진다.

오색물감을 풀어놓은듯 단풍으로 수놓인 가을산에 흰구름이 걸칠 때쯤 등산객들의 발길은 산으로 향한다.

가을산을 곱게 수놓는 단풍산행지를 소개한다.

◇ 설악산 천불동계곡

철마다 독특한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는 설악산은 가을단풍이 가장 아름답다.

백담사에서 시작해 수렴동계곡~봉정암~대청봉~희운각대피소~천불동계곡~비선대까지 내.외설악을 잇는 80리길을 오르내려야 설악 단풍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다.

대청봉부터 불붙기 시작한 단풍은 이번 주말이면 희운각~양폭산장을 거쳐 비선대까지 내려와 절정을 이룰 전망이다.

설악 대청봉 (1천7백8m) 을 오르는 등산코스는 천불동계곡.수렴동계곡.한계령.오색 4곳이다.

그중 천불동계곡이 설악을 대표하는 대표적인 단풍 등산로다.

계곡을 오르다 보면 비선대.귀면암.오련폭포.천당폭등지에서 천불동 맑은 계류와 어우러진 단풍을 볼 수 있다.

또 희운각에서 소청봉으로 오르다 보면 공룡능선과 가야동계곡의 단풍을 감상할 수 있다.

이밖에 담.소.단풍이 어우러진 십이선녀탕계곡은 설악산 최고의 풍광을 자랑한다.

가을 설악에는 단풍과 함께 철지난 바닷가의 색다른 멋도 즐길 수 있다.

산행 후 설악동의 설악워터피아와 오색그린야드온천에서 온천욕으로 피로를 풀 수 있다.

◇ 지리산 칠선계곡

둘레만 8백리가 넘는 지리산에는 1천m급 봉우리만도 20여개나 되며 뱀사골.피아골.칠선골.한신.대원사계곡등 숱한 계곡이 부채살 주름을 잡은채 품에 안겨있다.

그중 피아골은 붉은 단풍나무와 숲이 비친 소의 물빛이 붉으며 물빛에 물든 사람도 붉다해서 삼홍계곡으로 불리운다.

설악산 천불동.한라산 탐라계곡과 함께 국내 3대 계곡으로 손꼽히는 곳이 칠선계곡이다.

이곳 단풍은 가도 가도 끝없이 이어진다.

쉴새 없이 이어지는 폭포와 담 (潭) 은 이곳을 지리십경의 하나로 올려놓았다.

칠선계곡은 천왕봉으로 바로 올라갈 수 있는 유일한 계곡. 산행은 추성리에서 시작되며 천왕봉까지 소요시간은 8시간이 넘게 걸린다.

◇ 무주 적상산

적상산 (1천34m.전북무주군) 의 가을은 단풍으로 말한다.

신증동국여지승람 무주현 산천조에는 적상산을 '절벽이 사면을 층층이 에워싸고 있어 잘라놓으면 여인네가 입는 치마와 같다' 고 기록돼 있다.

적상산은 한자로 '붉은 치마' 라는 의미다.

단풍철이 되면 여인의 화사한 치마처럼 온산이 붉게 물들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또한 '올라갈 수 있는 길은 오직 돌길뿐' 이라고 소개했을 정도로 험하다.

그만큼 사람들의 발길이 적어 호젓하게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산행은 서창마을에서 시작된다.

1시간30여분을 오르면 바위가 지붕처마처럼 내밀어 비를 피할 수 있는 처마바위에 닿는다.

이곳서 조금 더 오르면 거대한 바위를 한칼로 내리쳐 갈라놓은 것처럼 쭉 고르게 벌어져 있는 장도바위에 닿는다.

10여분 거리에 석성이 나타나고 정상을 거쳐 안렴대와 안국사까지 갈 수 있다.

안렴대는 적상산에서가장 전망이 좋은 곳으로 덕유산.운장산.대둔산.계룡산등이 조망된다.

총 산행시간은 오르는데만 4시간정도가 소요된다.

◇ 오대산 소금강 노인봉 (1천3백38m)에서 청학동으로 이어지는 소금강은 기암괴석의 모습이 하도 빼어나 '작은 금강' 으로 불리우는 오대산의 대표적인 계곡이다.

만물상과 함께 구룡폭포등이 가을산을 찾는 등산객들의 발길을 유혹한다.

노인봉은 오대산국립공원의 동대산 (1천4백33m) 과 황병산 (1천4백7m) 사이에 있는 봉우리다.

진고개에서 노인봉까지 등산로는 약간의 가파른 곳만 지나면 1시간30분정도 소요되는 걷기 쉬운 코스. 노인봉산장에서 청학동계곡의 끝지점인 낙영폭포까지는 노인봉 최대의 급경사를 이루는 1.5㎞의 등산로다.

계곡물은 바위를 껴안고 돌며 수많은 소를 만들고 십여m 절벽아래로 떨어지면서 탕을 이루며 낙영폭포에서 무릉계까지 20리길을 흘러 동해로 들어간다.

낙영폭포~삼폭포~백운대를 지나면 주왕산의 시루봉과 흡사한 괴면암, 암괴에 구멍이 뚫려 이름붙여진 일월암, 촛대봉등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만물상에 닿는다.

선녀탕~구룡폭포~청심대~세심폭포~십자소를 지나 무릉계까지 총산행시간은 여유있게 걸어도 6시간이면 충분하다.

무릉계에서 승용차로 30분거리에 주문진이 있어 가족산행지로 적격이다.

김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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