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만 추석 대이동…3일 정오부터 인파절정 예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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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어려울 때일수록 더욱 그리운 고향의 품' - . 민족 최대의 명절인 한가위 연휴를 맞아 3천만명의 민족 대이동이 시작됐다.

연휴가 사실상 시작된 2일 오후 서울시내의 역과 고속버스터미널 등은 고향길에 오른 귀성객들로 붐볐으며 전국 고속도로도 오후 늦게부터 차량행렬이 꼬리를 물면서 구간구간 정체현상을 보였다.

국제통화기금 (IMF) 사태에 따른 경기침체로 선물꾸러미는 예년보다 가벼워 보였지만 고향을 찾는 시민들의 표정은 여느 명절과 다름없이 설렘으로 가득 찼다.

가족과 함께 서울역에 나온 金철훈 (35.회사원) 씨는 "그동안 답답한 일만 있었는데 오랜만에 부모님과 친구들을 만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기운이 솟는다" 고 말했다.

구로공단은 대부분 공장들이 마무리조업에 들어간 가운데 직원들이 귀성준비를 서두르는 등 들뜬 분위기였다.

예년처럼 전세버스로 집단귀성하는 모습은 보기 힘들었으나 근로자들은 친구들과 삼삼오오 어울려 귀성길에 올랐다.

공단 조사에 따르면 전체 근로자 2만5천명의 3분의 2 가량인 1만7천여명이 한가위 귀성길에 나서 지난해보다 30%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플라스틱 제조업체에 근무하는 金은미 (23.여) 씨는 "경기침체로 추석연휴 기간중 조업을 하는 회사가 거의 없다" 며 "추석 보너스도 받지 못해 주머니는 텅 비었지만 고향 생각만 해도 가슴이 설렌다" 고 말했다.

서울역에는 이날 오후 들어 가족단위 귀성객들이 속속 몰려들어 귀성행렬이 본격 시작됐음을 알렸다.

이미 2일부터 5일 오전까지 하행선 좌석이 모두 매진된 상태. 항공편도 2일 오후부터 4일 오후까지 서울발 항공편이 완전 매진됐다.

다만 고속버스는 발매율이 60%대에 머물고 있는데다 임시버스도 8백여대 운행할 예정이어서 여유가 있다.

한편 고속도로는 2일 오후부터 귀성차량이 서서히 몰리기 시작, 오후 8시를 넘어서면서 차량행렬이 꼬리를 물었고 곳곳에서 극심한 지체현상이 빚어졌다.

한국도로공사가 추석연휴 기간 중 고속도로를 이용할 것으로 예상한 차량대수는 지난해보다 2.7% 증가한 총 1천4백여만대. 귀성행렬은 3일 정오~오후 8시까지 절정에 달해 이 시간에 서울을 출발할 경우 부산까지 최대 16시간 가량 걸릴 것으로 예측된다.

박신홍.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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