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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기업 구조조정 고삐 놓쳐선 안 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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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이명박 대통령이 30일 기업 구조조정과 관련, “고삐를 놓쳐선 안 된다”고 말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주재하며 이같이 강조한 뒤 “금융 관계부처들이 월 1회 추진 상황을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또 이 대통령은 “지금은 아직 비상경제 체제”라며 “긴장의 끈을 놓쳐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이 대변인은 “(사회) 일부에서 기업 구조조정이 1997년 외환위기 때에 비해 강도나 속도감이 떨어진다는 우려도 있다”며 “하지만 당시엔 사후적으로 조정한 것이고 이번엔 선제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와 97년은)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들이 회의에서 있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이 97년처럼 전격적이고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지시한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고삐를 놓쳐선 안 된다’고 한 것은 경기가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 때문에 선제적 구조조정을 게을리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는 지시”라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최근 재계에서 논란이 되는 ‘출구전략’에 대한 논의도 오갔다. 출구전략이란 경기를 살리기 위해 풀었던 유동성을 거둬들이는, 정책 정상화를 의미한다. 이런 출구전략과 관련해 이 대변인이 전한 비상대책회의의 결론은 “준비는 하되 이행은 신중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도 “세계 경기가 좋아질 때 우리가 탄력을 받을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기획재정부도 이날 회의가 끝난 뒤 “경기회복이 가시화할 때까지 확장적 거시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재정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재정지출 및 세제지원 효과를 제외한 민간의 자생적 회복력은 아직 미흡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다만 재정부는 “하반기엔 전년 대비 플러스 성장이 예상되고, 연간으론 당초 성장률 전망치인 -1.5%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노사관계 선진화와 관련, “인기에 연연하지 말고 다소 어려움이 있더라도 국가의 기초를 튼튼하게 하기 위해 꼭 이뤄야 할 과제라는 사명감을 갖고 대처해 달라”고 참석자들에게 당부했다.

◆MB “재정 집행으론 한계”=이 대통령은 이날 지방재정 조기집행 우수 지방자치단체장 28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경제위기 극복과 관련, “재정을 갖고 집행하는 건 한계가 있다”며 “기업 투자가 일어나는 것으로 연결돼야 성공적으로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선제적 구조조정에 이어 투자 확대를 기업에 주문한 것이다.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도 이날 투자를 당부했다. 그는 중소기업인 간담회에서 “올해 상반기에 전체 연간 예산의 65%를 지출했는데 하반기에는 35%로 버텨야 한다”며 “재정지출이 줄어드는 몫을 기업이 투자 쪽에서 메워 달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 장관은 “올해는 전대미문의 위기 상황이어서 과감하게 지원책을 폈다”며 “그러나 경제가 점점 살아나고 있어 지원도 정상 상태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남궁욱·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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