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투자신탁 범일역지점 부지점장 나상엽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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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제일투자신탁 부산 범일역지점 부지점장 나상엽 (羅詳燁.39) 씨. 그는 '황금의 사나이' 로 불린다.

거의 매일 뭉칫돈을 끌어오기 때문이다.

6개월만에 무려 1백77억원의 수신고를 올렸다.

매일 1억원씩 저축하는 사람을 데려온다는 말이다.

그것도 그냥 며칠 간 돈을 넣었다 빼가는 사람들이 아니다.

최소 1년이상 장기상품에 투자한 '알짜' 고객들이다.

정근택 (鄭根澤.43) 지점장은 "1년에 50억원을 유치해도 대단한 일이다.

6개월에 1백77억원을 끌어온 것은 거의 기적" 이라고 치켜세웠다.

실직의 아픔을 딛고 일어선 화려한 변신이다.

그는 원래 부산 신세계 종금사에 근무했다.

직급도 차장으로 남부러울 것 없었다.

그러나 이 회사가 지난해 12월 문을 닫아 버렸다.

그는 지난 3월2일 정식 해고통지서를 받고 졸지에 실직자 신세가 됐다.

여느 실직자와 다름없이 그는 방구들을 '지고' 살았고 가끔씩 등산으로 소일했다.

"처자식 먹여 살릴 생각을 하니 앞날이 막막했습니다. "

그러기를 한달 여, 우연히 제일투신에서 제의가 왔다.

"3개월간 임시직원으로 일 해보겠느냐?" 는 것이었다.

임시직이라도 꿈만 같았다.

출근할 직장이 생긴 것만도 선택된 기분이었다.

그는 3월말 서면지점에 임시직으로 발령을 받자마자 이를 악물고 뛰었다.

남들이 한번 찾아갈 때 그는 서너번씩 찾아갔다.

퇴짜를 맞고도 포기하지 않았다.

수첩에 고객의 이름과 성격, 심지어 애창곡까지 꼼꼼히 적어놓고 아침마다 줄줄 외었다.

저녁마다 소주잔을 기울이며 고객들을 설득했다.

거의 매일 자정이 넘어서야 귀가했다.

술에 취해 귀가해서도 만난 고객들의 신상과 대화내용을 자세히 컴퓨터에 입력하고 난 뒤 잠을 청했다.

덕분에 임시직 3개월만에 1백27억원을 유치했다.

신세계종금 때보다 4배이상의 실적을 올린 것이다.

능력을 인정받아 지난 6월23일 정식직원이 됐고 범일역지점 부지점장으로 승격됐다.

부지점장이 된 뒤에도 그는 자리에 앉아 있지 않았다.

하루도 쉬지않고 밖으로 뛰었다.

부지점장이 된 후에도 50여억원을 유치했다.

그의 고객은 주부.교사.의사 등에서 새마을금고.기업에 이르기 까지 다양하다.

羅씨는 "더이상 실직은 당하지 않을 것" 이라며 "힘든 나날 속 아내의 격려가 큰 도움이 됐다" 며 눈시울을 적셨다.

그는 "내년말까지 3백억원을 유치하겠다" 며 포부에 차있다.

수산대 (현 부경대) 생물학과 졸. 051 - 637 - 3111

부산〓정용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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