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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규 검찰총장 후보자 “검찰 마음가짐·업무자세 이젠 바뀌어야 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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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김준규 검찰총장 후보자가 28일 오후 서울 서빙고동 자택으로 귀가하고 있다. [안성식 기자]

28일 내정된 김준규 검찰총장 후보자의 첫째 임무는 지난 5월부터 두 달간 검찰을 할퀴고 지나간 태풍을 수습하는 것이다. 김 후보자는 이날 조은석 대검 대변인을 통해 “검찰에 대한 관심과 걱정이 많은 어려운 시기이고, 검찰이 상처를 많이 받은 상황”이라며 “이러한 때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받아 어깨가 무겁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앞으로 검찰은 검찰답게, 검사는 검사답게 일하는 모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의 일성에서 알 수 있듯 검찰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5월 23일)와 임채진 전 검찰총장의 퇴임(6월 5일), 천성관 전 검찰총장 후보자의 낙마(7월 14일)를 겪으며 만신창이가 됐다. 9명의 고검장급 간부가 모두 공석이 되는 초유의 수뇌부 공백 상태가 한 달 가까이 이어졌다. 검찰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싸늘하게 식어 있다. 검찰 조직을 추스르면서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를 다시 끌어올리는 게 김 후보자의 몫이다.

조만간 치러질 인사청문회는 김 후보자의 도덕성 검증과 함께 그에게 이 같은 과제를 해결할 능력이 있는지 심사받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자는 29일부터 서울고검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할 예정이다. 김 후보자는 “검찰이 새롭게 나아갈 길을 생각해 보겠다. 나라를 위해 국민의 입장에서 변모할 것이고, 저희들의 마음가짐과 업무 자세가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사청문회와 관련해서는 “철저히 준비할 것이고, 정직하고 성실한 자세로 검증받겠다”고 했다.

◆“균형감각과 순발력”이 강점=검찰 내부에서는 김 후보자가 “위기 극복에 적합한 인물”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김 후보자의 ‘합리적인 리더십’에 높은 점수를 주는 후배가 많다. 대검찰청의 한 부장검사는 “후배 검사들과 수평적인 의사소통을 자주 했다”며 “토론을 즐기면서도 일단 결론이 나오면 신속하게 결정을 내리는 스타일”이라고 평가했다. 김 후보자는 지난달 21일 사법시험 1년 후배인 천성관 전 검찰총장 후보자가 내정되자 “빨리 길을 비켜 주는 게 도리”라며 가장 먼저 사표를 내기도 했다. 검사들은 그의 균형감각과 순발력이 조직 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검사는 “김 후보자가 조직 내부의 불만을 잘 헤아려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수·공안수사 경험 부족” 지적도=김 후보자는 공안·특수 분야의 수사 경험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실제 그는 1997년 수원지검 특수부장을 지낸 것을 제외하면 수사 일선에서 특수·공안 업무를 다룬 적이 없다. 검찰 관계자는 “대형 수사를 지휘하는 데 힘이 부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으나 오히려 특수·공안수사를 새로운 시각에서 재정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 내정에 따라 검사장급 이상 검찰 간부 인사가 조만간 단행될 전망이다.  

김승현 기자 , 사진=안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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