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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7천만원도 파업 '가진 노조'가 더 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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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생산직 근로자의 평균 연봉은 6920만원, 10.5% 인상은 무리한 요구"(LG정유 사측)

"10년 근속 조합원의 연봉 6000만원 중 기본 근무로 받는 급여는 2784만원뿐"(노조 측)

지난 19일 정유업계 사상 첫 파업으로 공장 가동이 전면 중단됐던 LG칼텍스정유의 노사 간 쟁점 중 하나다. 29일 현재 이 회사의 전체 조합원 1095명 중 441명(조업 참여율 40.3%)만이 공장 가동에 참여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경우 평균 연봉 1억원대인 조종사들이 올해 임금을 11.3%(총액 기준) 올려 달라며 현재 파업 찬반투표 중이다.

이처럼 올 여름 임단협에서 상대적으로 임금 수준이 높은 대기업 노조가 파업 투쟁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사이버 공간에선 네티즌들이'있는 노조'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네이버.다음 등 유명 사이트에는 이와 관련된 글이 수천건씩 올라와 있는데 상당수가 노조 요구에 비판적이다.

네이버 뉴스사이트에 글을 올린'dojuni326'(ID명)은 LG정유 파업사태에 대해 "요즘에 그만한 대우면 최고인데, 뭘 더 바라는 건지. 배가 불러서 저런다"고 꼬집었다.'polshy'는 "우리 같은 보통 사람과 조종사는 명백히 다른 계급인 것 같다. 그들의'노동자 운운'에 동의하기 힘들다"고 비난했다.

한국주유소협회는 29일 "한국 경제 전체가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LG정유 노조가 파업을 벌이고 있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며 "노조가 조속히 업무에 복귀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LG정유의 경우 노조 측은 10.5%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으며 사측은 4.1%로 맞서고 있다. 7000만원 가까운 연봉에 10%대 인상은 무리라는 사측의 주장에, 노조는 10년 근속 조합원이 받는 연봉 6000만원 중 ▶세금 1170만원▶초과근로수당 966만원▶비고정 급여 1080만원(성과급.휴가보상비 등) 등을 빼면 실제 기본 근무로 받는 급여는 연 2784만원에 불과하다고 반박한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는 지난 24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파업 찬반투표에 들어갔다. 아시아나 노조도 28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일정으로 찬반투표를 실시 중이다.

대한항공은 조종사 평균 연봉이 1억1000만원(부조종사 8100만원)이다. 노조는 ▶기본급과 비행수당 각각 9.8% 인상▶상여금 50% 인상 등 총액 기준 11.3%의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조종사의 경우 ▶기본급 6% 인상▶비행수당 5% 인상, 부조종사는 ▶기본급 5%▶비행수당 3% 인상을 제시한 상태다. 노조 요구대로라면 조종사의 연봉은 1250만원(부기장 920만원)이 오른다.

노조 측은 이에 대해 "세계 10대 항공사인 대한항공의 연봉 수준은 동종 업체의 3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며 "특히 지난해 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등으로 불과 3%대 인상을 했는데 올해는 상반기에만 700억원의 흑자를 내는 등 상황이 크게 나아져 임금인상을 요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오롱은 37일째 파업 중이다. 하루 평균 10억원의 손실을 보고 있는 코오롱 구미공장 노조원의 평균 임금은 5500만원(수당 등 포함)이다. 기존 나일론 설비를 전자소재 생산설비로 교체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는 이 회사는 유휴 인력 활용방안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노조 측은 임금 삭감 없이 기존 3조3교대를 4조3교대로 바꿀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근무시간이 줄어드는 만큼의 임금 삭감을 고집하고 있다.

최익재.홍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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