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섭단체 대표들은 내일(22일)부터 금주까지의 의사 일정을 협의해 달라.”
김형오 국회의장이 21일 허용범 국회 대변인을 통해 여야에 사실상 최후 통첩을 보냈다. “이번 주(25일)에 회기가 끝난다”며 한 말이다. 김 의장은 “국회의장으로서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했다. 더 이상 (협상에) 개입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여야 간 협상이 결렬되더라도 김 의장이 중재에 나서진 않겠다는 통첩이었다.
그는 이날 단문메시지 송수신 서비스인 트위터에서도 비슷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협상이 안 된다면 차선책이라도 쓸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곤 “차기 국회의장은 좀 편하겠죠”라고 반문했다.
의장실에선 “여야 협상이 깨질 경우 김 의장이 직권상정을 결심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 관계자는 “간택일만 남았다”고 표현했다.
김 의장은 시간을 자꾸 끌면 갈등만 키울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한나라당이 “방송의 기득권을 인정한 뒤 새로운 세력이 방송에 들어올 수 있도록 진입 장벽을 허물어야 한다”는 김 의장의 조언을 받아들여 2012년까지 대기업·신문의 지상파 경영 참여를 유예키로 한 점도 작용했다. 직권상정 시기에 대해선 “22일 이후 언제든 가능하다”고 김 의장 측은 말하고 있다.
고정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