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 의장, 직권상정 택일만 남았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4면

“교섭단체 대표들은 내일(22일)부터 금주까지의 의사 일정을 협의해 달라.”

김형오 국회의장이 21일 허용범 국회 대변인을 통해 여야에 사실상 최후 통첩을 보냈다. “이번 주(25일)에 회기가 끝난다”며 한 말이다. 김 의장은 “국회의장으로서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했다. 더 이상 (협상에) 개입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여야 간 협상이 결렬되더라도 김 의장이 중재에 나서진 않겠다는 통첩이었다.

그는 이날 단문메시지 송수신 서비스인 트위터에서도 비슷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협상이 안 된다면 차선책이라도 쓸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곤 “차기 국회의장은 좀 편하겠죠”라고 반문했다.

의장실에선 “여야 협상이 깨질 경우 김 의장이 직권상정을 결심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 관계자는 “간택일만 남았다”고 표현했다.

김 의장은 시간을 자꾸 끌면 갈등만 키울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한나라당이 “방송의 기득권을 인정한 뒤 새로운 세력이 방송에 들어올 수 있도록 진입 장벽을 허물어야 한다”는 김 의장의 조언을 받아들여 2012년까지 대기업·신문의 지상파 경영 참여를 유예키로 한 점도 작용했다. 직권상정 시기에 대해선 “22일 이후 언제든 가능하다”고 김 의장 측은 말하고 있다.

고정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