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번 치른 수능모의고사, 수학 만점 14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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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1등 따라잡기 ① - 윤성욱 - 강서고 2


공부를 잘해도 내신과 수능 중 어느 하나는 부족하기 십상이다. 그런데 윤성욱(16·강서고 2)군은 다르다. 내신은 고1부터 지금까지 전교 1등을 놓친 적이 없다. 6월 전국 연합학력평가의 언·수·외 백분위는 99.96%, 원점수는 476점. 전국 0.05%안에 드는 최상위권 학생이다.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진 시간, 그는 어떻게 공부할까. MY STUDY가 윤군의 학습 노하우를 알아봤다.

0.2점 차이로 과학고 낙방 경험
윤군은 “중학 시절의 과학고 준비로 얻은 것이 많다”고 말했다. 중3 때 과학을 선행학습하면서 물리·화학·생물·지학을 고3과정까지 총정리했기 때문이다.

수학도 10-가·나까지 예습했다. 잦은 올림피아드 준비로 인해 중학교 내신은 오히려 좋지 않았다. 0.2점 차이로 과학고에 떨어졌다.

하지만 이때 잡은 공부습관과 수학·과학 실력이 고등학교 입학 후 진가를 발휘했다. 3월이 되자마자 공부시간부터 확보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5시간씩 있는 야간자율학습을 다 하겠다고 지원했죠. 고1 3월부터 야자를 다 하겠다는 학생이 거의 없다며 선생님이 깜짝 놀라시더군요.”

언어·수리·외국어를 하루도 쉬지 않고 과목당 두시간씩 공부했다. 중학교 때 선행학습을 해 둔 덕에 1학년 수학·과학은 무난하게 최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었다.이렇게 3월을 보낸 뒤 치른 1학년 첫중간고사에서 그는 당당히 전교 1등을 차지했다. “처음 시작이 중요한 것 같아요. 중학교 때 허송세월을 보내는 것보다 떨어지더라도 특목고를 준비해두면 남는 것도 많고요”

윤군이 학습할 때 가장 공들이는 과목은 언어영역. 윤군은 “수학 문제를 이해할 때도, 외국어 영역을 풀 때도 언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금은 전 영역이 1등급이지만, 고1때 수능모의고사를 보면 언어영역이 가끔 2등급이 나와 속을 썩였다.

당시 언어영역 실력을 높일 방법을 찾던 윤군은 언어의기술에서 본 ‘언어 개념 노트’ 만들기를 실천했다. 윤군은 “언어는 오답노트를 만들기가 어렵고 시간도 많이 걸린다”며 “틀린 문제의 긴 지문과 문제를 오려붙이지 말고, 문제에서 틀린 개념과 이유만 한 문장으로 정리하라”고 말했다.

예를 들면 ‘추상화에서 하위 단어가 무궁화인데 꽃이라고 착각했다’라고 적고 아래에 추상화의 개념을 적는 식이다.그는 “이렇게 정리하면 문제를 아무리 많이 풀어도 기록한 양이 노트 몇 장을 넘지 않는다”며 “개념을 보면 그때 틀린 문제가 바로 떠올라 기억에도 오래 남는다”고 말했다.

모든 자투리시간은 수학에 활용
수학은 윤군이 가장 강한 분야다. 지금까지 16번 치른 수능모의고사에서 14번이나 만점을 받았다.

비결을 묻자 고개를 젓는다. “수학은 무조건 많이 풀고, 시간을 많이 투자하는 방법밖에 없어요.”그는 ‘모든 자투리 시간은 수학에 활용한다’를 공부 원칙으로 세웠다. 등교해서부터 야간자율학습시간 전까지 비는 시간은 무조건 수학을 공부한다.

수학은 오답노트를 만들지 않는다. 문제를 외운다 해도 응용문제가 나오면 또 틀리기 때문이다. 대신 한 문제를 풀더라도 그 문제에 등장하는 모든 개념을 다시 배운다는 느낌으로 접근한다. 풀리지 않아도 해설지를 보지 않는다. 한 문제를 40분씩 고민할 때도 있다.

그는 “세번 정도 따로 들여다봐도 도저히 풀리지 않을 때만 해설지를 본다”며“시간이 오래 걸려도 해설지를 보지 않고 푸는 습관을 들여야 풀이과정의 감이 몸에 익게 된다”고 강조했다.

학습동기 최상위… 회피동기 낮아
학습진단결과 윤군의 학습동기는 최상위수준. 스스로 공부를 즐기고 좀 어렵더라도 새로운 공부에 도전하려는 적극적인 상태를 보이고 있다. 회피동기도 낮다.퓨처북 전종희 선임컨설턴트는 “회피 동기는 과제나 시험 같이 자신이 원하지 않는 상황이 닥쳤을 때 피하려는 욕구로 주로 최상위권 학생에게서 낮게 나온다”고 말했다.

윤군의 이번 여름방학목표는 ‘나를 잘속박하자’. 학기 중엔 자습시간확보를 위해 인강도 듣지 않고 학원도 주말반 1개만 다닌다. 하지만 방학엔 늘어질지 모르는 자신을 공부장소에 붙잡아 두기 위해 학원과 인강을 적절히 활용할 예정이다.

“영어 단어 3000개, 고전 시가 200작품을 공부할 거에요. 수학은 심화미적까지 끝낼 거고요.” 그가 보여준 여름방학 계획표의 공부시간은 학기중과 다름없이 14시간이었다.

< 이지은 기자 ichthys@joongang.co.kr >

< 사진 = 김진원 기자 jwbest7@joongang.co.kr >

< 사진 설명 = 윤성욱군은 “여름방학엔 학교보충수업과 학원·인강을 적절히 활용해 공부시간을 최대한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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