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용품 시장의 큰손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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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을 모르는 아동용품 시장 성장의 원동력은 다름아닌 이모ㆍ고모들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7일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장난감과 의류 등 아동용품 상품 매출 중 골드미스로 불리우는 30대 미혼 여성의 비중이 14.1%로 30대 기혼 여성(19.9%)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아이들이 어느 정도 자란 40대 기혼 여성(3위ㆍ13.6%)보다 오히려 아동용품을 더 많이 사는 셈이다.

2002년 30대 미혼여성의 매출 비중은 8.7%에 불과했다. 성별과 결혼 여부를 종합적으로 감안하면 조부모와 30대 미혼남여의 비중은 커지는 반면, 부모의 매출 비중은 상대적으로 작아졌다. 이중 골드미스들은 한 해 평균 3.6회 유아동 매장을 찾아 29만8000원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패션과 유행에 민감한 골드미스들이 아동복 시장에 대거 유입됨에 따라 버버리 칠드런ㆍ휠라키즈ㆍ랄프로렌 칠드런 등 이들에게 친근한 훼미리 브랜드의 매출 신장폭은 38%에 달했다. 반면 전체 아동용품 브랜드의 성장률은 4%에 그쳤다. 현대백화점 여성캐주얼 브랜드인 쥬시꾸뛰르는 아예 성인복 매장에서 아동용품을 함께 판매한다. 미혼의 골드미스 고객들이 자신의 옷을 사러왔다가 조카 것까지 선물로 사기 때문이다. 이모ㆍ고모들의 눈높에 맞춘 전략 덕에 이 매장의 아동복 매출은 올들어 73%나 뛰어올랐다. 현대백화점 권순만 아동복 바이어는 “저출산ㆍ핵가족화로 아이 한 명에게 부모와 친ㆍ외조부모 지출이 집중되는 ‘식스포켓’ 뿐 아니라 이모ㆍ고모의 ‘히든포켓’까지 추가되고 있다”며 “가격을 꼼꼼히 따지는 부모와 달리 이모ㆍ고모들은 브랜드와 디자인을 더 중시한다”고 말했다.

이수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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