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렇게 부농됐다]16.끝 강원도 설동준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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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일반인에게 다소 생소한 아스파라거스를 재배, 고소득을 보장받은 우보농산 대표 설동준 (薛東俊.44.홍천군홍천읍연봉리) 씨는 무역전사로 전세계를 누비다 귀농한 이력을 가진 사람이다.

薛씨는 강원도홍천군화촌면성산리.구성포리와 전북남원시.임실군등에 1만여평 규모의 농장을 일궈 서울의 특급호텔과 대형 중국집 등에 납품,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薛씨의 올 생산계획은 15t. 薛씨가 아스파라거스와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87년. 당시 완구 무역회사를 경영, 연간 10억원의 매출을 올리던 그는 아스파라거스가 건강식품으로 그만이어서 사업성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薛씨는 그때부터 1년간 일본에서 아스파라거스 주산지인 홋카이도와 나가노현 등의 농가를 찾아다니며 재배기술을 익히는 데 매달렸다.

薛씨는 농협 등에서 융자를 받아 92년 고향인 남원에서 시험재배를 시작한뒤 93년에는 일본 나가노현과 기후가 비슷한 홍천에 아스파라거스 농장을 일궜다.

薛씨는 홍천 등의 기후상황을 정밀 분석, 이곳에 가장 알맞은 종자를 미국으로부터 들여와 파종한 후 3년째인 지난 96년부터 드디어 수확에 성공했다.

처음에는 수확량이 미미했지만 5년째인 올해부터 본격 생산에 나서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

올해 薛씨가 예상하는 연간 소득액은 8천여만원. 이런 소득을 올리기까지 薛씨는 아스파라거스 수입 업체와 힘든 판매 경쟁도 벌였다.

이제는 薛씨 제품이 업계에서 품질을 인정받아 판로에 애로가 없어졌다.

薛씨는 앞으로 연간 수요 2억달러의 절반을 미국.호주에서 수입하고 있는 일본시장을 본격 공략할 계획이다.

그는 "일본시장은 거리가 가까워 여건이 좋다" 며 "요리법 개발 등 수요 창출을 정부가 맡는다면 농가의 좋은 소득원이 될 수 있다" 고 말했다.

薛씨는 봄에만 수확하는 아스파라거스를 여름에도 수확하는 방법을 개발했으며 아스파라거스를 이용한 쥬스도 특허출원했다.

또 자신의 경험을 담은 재배기술서를 탈고해놓고 출간 준비 중이다.

薛씨는 "아스파라거스는 비닐하우스 설치 등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지만 노동 강도가 낮아 귀농인에게 적합하다" 며 "재배농가가 늘어나면 영농법인을 만들어 생산지도및 수출시장 개척에도 나설 계획" 이라고 말했다.

0366 - 33 - 2595.

홍천 = 이찬호 기자

◇ 알맞은 품종 선택 = 기후와 토양을 면밀히 분석한 후 가장 적합한 품종을 선택해야 한다.

1백여종 이상의 품종이 있기 때문에 전문가와 상담 필수.

◇ 비가림 시설 확보 = 반드시 비닐하우스 등 비가림 시설을 갖춰야 한다.

노지 (露地)에서 재배할 경우 90% 이상 경고병 (줄기마름병) 으로 실패한다.

◇ 끈기가 있어야 한다 = 아스파라거스는 적어도 파종후 3년이상은 되어야 수확할 수 있다.

재배기술 보다도 성공한다는 확신이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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