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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클립] 뉴스 인 뉴스 <27> 신재생에너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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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면

요즘 전 세계적으로 가장 주목 받는 색깔은 녹색입니다. 산업·교통·주택 등 거의 모든 분야가 경쟁적으로 친환경을 뜻하는 이 단어를 이름 앞에 붙이고 있습니다. ‘녹색’의 핵심은 온실가스를 뿜어내는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는 것입니다. 각국이 신재생에너지 이용을 늘리기 위해 애쓰는 이유입니다. 신재생에너지에는 어떤 종류가 있고, 어떻게 쓰이는지 살펴봤습니다.

김선하 기자

미국 하원은 지난달 26일 지구온난화를 불러오는 온실가스 배출 상한을 처음으로 명시한 기후변화법안을 통과시켰다. 법안에는 2020년 기준으로 전력의 12% 이상을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생산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한국 정부도 2030년에는 전체 발전량의 7.7%를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신재생에너지는 석탄·석유 같은 기존의 화석연료를 변환시켜 이용하는 것과, 햇빛·물·지열 등 계속 쓸 수 있는 에너지를 합친 개념이다. 우리나라는 법으로 신에너지 3개 분야(연료전지, 석탄액화·가스화 및 중질잔사유가스화, 수소에너지)와 재생에너지 8개 분야(태양광·태양열·바이오·풍력·수력·해양·폐기물·지열)를 정해놓고 있다.

덴마크 코펜하겐 공항 인근 해상의 미델그룬덴 오프쇼어 윈드 팜. 풍력발전기 20대가 장관을 이룬다. [중앙포토]


# 태양
19세기 사진기 노출계서 처음 전지로 쓰여

가장 잘 알려진 신재생에너지는 태양광·태양열이다. 태양광 발전은 햇빛을 받아 전기를 만들어내는 태양전지를 이용한 기술이다. 태양전지는 19세기에 사진기의 노출계에 처음 이용됐고, 1950년대 미국에선 인공위성에도 사용했다. 상업화가 진행된 것은 70년대 오일쇼크가 터지면서다. 현재는 수명이 20년 이상이고 0.2~0.5달러에 1kWh의 전기를 만들 수 있는 태양전지가 나왔다. 세계 시장은 95년 이후 연평균 30% 이상씩 성장하고 있다.

태양열은 발전에도 쓰이지만, 건물의 냉·난방과 급탕에도 사용된다. 태양의 복사광선을 흡수해 열에너지로 바꾼 뒤, 이를 저장해 필요할 때 사용하는 기술이다. 섭씨 60도 이하의 저온용은 주로 급탕에, 100도 이하의 중온용은 건물 냉·난방과 농·수산업용으로 사용된다. 이보다 높은 온도의 고온용은 열 발전과 산업·우주용으로 쓰인다.

우리나라에는 2004년부터 태양광을 이용한 상업용 발전소가 만들어지고 있다. 전남 신안의 동양태양광(24㎿급)은 세계에서 가장 큰 추적형 태양광 발전소(해바라기처럼 해를 따라 돌아가는 형태)다.

# 바다
조수·해류·파도·온도차도 에너지원

내년 완공 예정인 시화호 조력발전소는 조수 간만의 차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한다. [중앙포토]

바다의 조수·해류·파도·온도차도 에너지원으로 이용된다. 방조제를 쌓아 조수 간만의 차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것이 조력 발전이다. 보통 평균 조차(해수면의 높낮이 차이)가 3m 이상인 폐쇄된 만에서 이뤄진다. 한국수자원공사가 내년 완공을 목표로 건설 중인 시화호 조력발전소(설비용량 254㎿)는 세계 최대 규모로 소양강댐의 1.6배인 연간 5억5200만kWh의 전기를 생산한다. 수공은 시화호 조력발전소가 완공되면 연간 86만2000배럴의 원유 수입 대체 효과가 생기고, 31만5000t의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해안의 가로림만에는 시화호의 두 배가 넘는 규모인 520㎿급 조력발전소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조류 발전은 빠른 물살을 이용해 물속의 수차를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것이다. 국내 첫 조류발전소는 5월 전남 진도군에 만들어진 울돌목 조류발전소다. 설비용량 1㎿의 시험용으로 연간 2.4GWh의 전기를 생산한다. 430가구 정도가 쓸 수 있는 양이다. 이 밖에 파도를 이용한 파력 발전과, 바다 표면과 심해의 온도 차이를 이용한 온도차 발전도 있다.

# 바람·물·땅
평창의 풍력발전이 한국서 제일 커

풍력 발전은 바람으로 회전 날개를 돌려 전기를 얻는 것이다. 회전축에 따라 수직축과 수평축 발전기로 나뉜다. 우리나라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수평축 발전기는 바람개비를 연상하면 된다. 구조가 간단하고 설치가 쉽지만 바람의 방향에 영향을 받는다는 게 단점이다. 국내에선 제주도를 중심으로 건설되고 있으며, 강원도 평창의 강원풍력(총 98㎿)이 가장 큰 풍력발전단지다. 수력 발전은 물의 흐름·낙차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발전 방식에 따라 하천의 급경사·굴곡을 이용하는 수로식, 댐에 물을 가둬 낙차를 이용하는 댐식, 둘을 혼합한 방식 등으로 나눈다.

땅속의 지열도 에너지로 사용된다. 땅의 위·아래 온도 차이를 냉·난방 등에 활용하는 기술이다. 지형에 따라 다르지만 지표면에 가까운 땅속의 온도는 10~20도 정도다. 열은 일반적으로 뜨거운 곳에서 차가운 곳으로 이동한다. 이를 거꾸로 돌려 낮은 온도에서 높은 온도로 열을 보내는 장치가 ‘히트(열) 펌프’다. 열을 뺏긴 저온 쪽은 여름철 냉방에, 열을 얻은 고온 쪽은 겨울철 난방에 이용한다.

# 바이오·쓰레기
유채·콩에서 기름 뽑아 경유 대신 사용

바이오 에너지는 동식물과 미생물 등 생물 유기체를 활용해 에너지를 얻는 것이다. 바이오액체연료, 바이오매스, 바이오가스 등이 있다. 휘발유·경유 대신 쓰이는 바이오에탄올과 바이오디젤이 대표적인 액체연료다. 바이오에탄올을 만드는 과정은 술의 제조 과정과 비슷하다. 옥수수·사탕수수 등으로 만든 바이오에탄올은 휘발유 대체재로 많이 사용된다. 바이오디젤은 유채·콩 등에서 뽑아낸 기름을 석유와 같은 성질의 액체연료로 변환한 것으로 경유 대용이다.

바이오매스(산림 부산물, 톱밥 등)는 난방이나 발전에 활용된다. 가축의 분뇨나 음식물 쓰레기 등을 혐기 발효해 생기는 메탄가스(바이오가스)도 발전에 이용된다. 음식 쓰레기를 이용한 국내 첫 상업용 바이오가스 발전소(2㎿급)가 부산에서 가동되고 있다. 이 밖에 종이·나무·플라스틱 등의 가연성 폐기물을 부숴 일정한 형태로 만든 ‘성형고체연료’와 플라스틱·합성수지·고무 등에서 기름을 뽑아낸 ‘플라스틱 열분해 연료유’도 있다. 쓰레기를 태울 때 나오는 열을 이용한 발전도 가능하다.

# 연료전지·석탄가스화
수소·산소 결합 때의 화학반응 이용

연료전지는 천연가스·석유·메탄올 등에서 발생시킨 수소를 공기 중의 산소와 결합시켜 이때 생기는 화학반응으로 나오는 에너지를 전기로 바꿔주는 기술이다. 전지 안에 사용되는 전해질의 종류에 따라 인산형(PAFC)·용융탄산염형(MCFC)·고분자전해질형(PEMFC)·직접메탄올형(DMFC)등으로 나뉜다. PAFC는 1970년대 개발된 1세대 연료전지로 병원·호텔·건물 등의 소규모 전원으로 쓰이며, 2세대인 MCFC는 대형·열병합 발전소 등에 사용된다. PEMFC는 가정용·자동차용으로, DMFC는 노트북 컴퓨터와 휴대전화용으로 연구되고 있다.

이 밖에 원유를 정제하고 남은 찌꺼기(중질잔사유)나 석탄 같은 저급 연료를 가스로 만들어 터빈을 돌리는 방법과, 고체연료인 석탄을 석유처럼 액체로 만드는 석탄액화 기술도 있다. 이들 기술은 화석연료를 이용하지만 황산화물(SOx)과 질소산화물(NOx)을 90% 이상 줄일 수 있어 신재생에너지로 분류된다. 현재 지식경제부가 연구개발비를 지원한 석탄가스화 복합발전소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도움말 : 지식경제부 신재생에너지과, 에너지관리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

신재생 에너지 가장 큰 걸림돌은 경제성

우리나라의 신재생 에너지 사용 비율은 그리 높지 않은 편이다. 1차 에너지(전기 등으로 변환하기 전의 에너지)에서 신재생 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율은 2007년 기준으로 2.4%다. 총 발전량 기준으로는 1.2%(지난해 기준)에 불과하다. 정부는 2030년까지 이를 각각 11%와 7.7%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신재생 에너지 보급의 가장 큰 걸림돌은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들고, 발전 단가가 높아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정부는 당초 2003년 ‘2차 신재생 에너지 기본계획’을 세울 때 2011년까지 1차 에너지에서 신재생 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율을 5%까지 높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지난해 말 3차 기본계획을 세우면서 이 같은 목표는 사실상 포기했다. 기술 부족으로 채산성이 맞지 않아 보급이 좀처럼 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술 개발에 집중 투자해 2020년까지는 현재 가장 비싼 태양광의 발전 단가를 화석 연료와 비슷한 수준으로 맞추기로 했다. 현재 kWh당 400~600원 선인 태양광의 발전 단가를 10년 뒤에는 100원, 20년 뒤에는 80원 수준으로 내리겠다는 것이다. 유형별 경제성 확보 시기는 1·2세대 태양전지 2015년, 3세대 2020년으로 잡고 있다. 풍력 발전은 2MW급 2010년, 5MW급 2016년이 목표다.

지식경제부는 기술 개발과 보급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2030년까지 정부 투자액 39조2000억원을 포함해 모두 111조5000억원(보급 100조원, 기술 11조5000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지경부 신희동 신재생에너지과장은 “기후 변화와 화석연료 고갈을 생각하면 신재생 에너지의 이용 확대는 불가피하다”며 “아직은 경제성이 다소 떨어지지만 미래를 위해 투자를 늘려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선하 기자



뉴스 클립에 나온 내용은 조인스닷컴(www.joins.com)과 위키(wiki) 기반의 온라인 백과사전 ‘오픈토리’(www.opentory.com)에서 다시 볼 수 있습니다. 궁금한 점 있으세요? e-메일 기다립니다. newscli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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