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다만 JP총리동의 투표함 개표도 못하고 '폐기대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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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지난 3월 총리임명동의 파동의 '사생아' 인 투표함이 계속 애물단지로 남게 됐다.

투표함은 의원 2백1명 (자민련은 거부) 만이 표를 넣은 상태에서 봉인된 두개. 본회의장내 명패함 보관소에서 6개월째 낮잠 자는 동안 누구도 손을 못 댔다.

국회는 며칠 뒤 국회여성특위장을 맡아온 신낙균 (申樂均.국민회의) 의원의 입각으로 후임자 (韓英愛.국민회의) 선출이 있게 되자 급히 새 함을 만들어 투표를 치르기도 했다.

문제의 투표함은 여야간 재투표 합의로 일단 폐기를 기다리는 신세. 여야 총무들이 '없었던 일' 로 하고 박준규 (朴浚圭) 국회의장에게 처리를 위임할 전망이다.

물론 시비 소지가 없지 않다.

한나라당 초.재선 의원 22명이 13일 개함 동의 (動議) 안을 냈기 때문. 국회법 89조에 따라 이 안은 일단 의제 (議題)가 된다.

만약 상정될 경우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의 찬성이 있으면 뚜껑을 열어야 한다.

하지만 여야 총무들이 동의안 상정을 결정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오히려 동의안을 낸 의원들에게 철회를 요청할 참이다.

한나라당 이기택 (李基澤) 총재대행은 지난주 당 의원총회에서 "투표함은 보관해뒀다가 나중에 정권을 잡은 뒤 열자" 며 이들을 설득했다.

당시 투표가 미완료 상태였다는 점 때문에 동의안 자체의 효력 여부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의정 사상 첫 사례이기도 한 'JP투표함' 은 이래저래 골칫거리다.

김석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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