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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경남대 박재규 총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경남대 박재규 (朴在圭.55) 총장은 12년째 총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그래서 지방대와 사립대의 미래상에 대해 훤히 꿰뚫고 있다.

朴총장은 또 영향력있는 북한 전문가다.

연초 '국민의 정부' 조각 (組閣) 때 통일부장관 물망에 오를 정도였다.

그래선지 朴총장은 방학 때가 더 바쁘다.

경남대가 북한문제 연구를 위해 서울종로구삼청동에 세운 극동문제연구소에 내내 머물며 통일문제 연구에 몰두한다.

이 연구소 사무실에서 朴총장을 만나 경남대의 미래상과 통일정책방향등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 경남대의 향후 발전 계획은 무엇입니까.

"그동안 우리나라 대부분 대학들은 남들이 하니까 우리도 한다는 식으로 확장해온 것이 사실입니다.

백화점식으로 운영하다 보니 대학별 특성이 없지요. 경남대는 이를 지양할 계획입니다.

21세기를 앞두고 기업등 인력 수요자들이 요구하는 인재양성을 위해 교과목을 개편하고 다른 대학에 없는 새분야도 개척, 집중적으로 가르칠 예정입니다. "

- 경남대는 국내대학으로는 처음으로 지난 3월 북한대학원을 설립했습니다. 설립배경은 무엇입니까.

"정부 주도의 반공 (反共) 일변도 정책은 이제 통하지 않게 됐습니다.

민간전문기관이 통일교육을 주도적으로 담당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통일을 지향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분위기 조성과 전문인력 양성기관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이 대학원을 만들었습니다.

지난 학기 북한.통일분야 전문가들이 대거 지원, 공부하고 있습니다.

시작이 좋아 전망도 대단히 밝다고 생각합니다"

- IMF시대를 맞아 대학도 변해야 한다는 얘기가 많습니다.

"물론이지요. 대학도 민간기업처럼 구조조정을 해야 살아남을 수 있지요. 특히 국.공립대학이 변해야 합니다.

정부보조금에만 기댈수 없다고 봐요. 앞으로는 국.공립대학에 대한 정부보조금이 줄어들 수밖에 없어 자생력을 키워야 합니다. "

- 지방대학의 경쟁력제고 방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우선 같은 지역 대학끼리 학과에 대한 인수.합병 (M&A) 을 해야합니다.

대학마다 경쟁력이 있는 학과만 가지고 다소 경쟁력이 떨어지는 학과는 과감히 버려야 합니다.

타 지역에 있는 대학들과 자료.학점.교수 교환 등도 활발하게 이뤄져야 합니다.

경남대를 비롯, 전국 8개 지방사립대학들간에 한국지역대학연합을 설립해 협조하고 있는 것이 좋은 본보기이지요. "

- 북한.통일문제 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신정부의 '햇볕정책' 에 대해 어떻게 보십니까. 앞으로 대북정책은 어떠해야 할까요.

"햇볕정책에 대해 논란이 있지만 용어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고 봐요. 남북간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평화정책' 정도로 이해하면 될 것 같아요. 현 상태로는 평화를 정착하기 위한 노력에 주력해야 합니다.

이와 관련, 남북 경제협력사업을 보다 광범위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야만 남북관계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지요. "

- 영남지역 발전에 대한 제언이 있습니까.

"한국속의 영남이 어떤 위상과 역할을 할 것인가를 보지 말고 세계속에서 영남이 어떤 기여와 역할을 할 수 있을지를 모색해야 합니다.

지역간 선의의 경쟁과 협력이야말로 작게는 영남 발전을 위해 도움이 될 것이고 크게는 한국의 발전과 화합을 위해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시는지요. 좌우명은 무엇입니까.

"무리한 운동보다는 시간나는데로 걷고 항상 몸컨디션을 조절하고 있지요.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한다는 것을 항상 마음에 두고 이를 실천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정리 = 손용태 기자

[약력]

^44년 경남마산 출생^63년 마산고 졸^67년 미국 페어리디킨스대학교 정치학과 졸^69년 미국 뉴욕시립대학교 석사 ^74년 경희대학교 정치학 박사^77년~85년 경남대 교수^85년 한국군사사학회 회장 (현) ^86년 경남대 총장 (현) ^92년 한.러 친선협회 회장 (현) ^97년 한국대학총장협회 회장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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