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비료회사 남해화학 농협에 팔릴듯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국내 최대 비료회사인 남해화학이 공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농협에 매각될 전망이다. 농림부와 농협은 10일 남해화학을 3천억원에 인수키로 최종 결정하고 이번주부터 남해화학과 협상에 들어가 연내에 매각계약서에 서명키로 방침을 정했다.

농협은 대규모 인수자금에 대한 부담 때문에 일단 매각계약 체결후 1천억원을 현찰로 지급한 뒤 나머지 2천억원에 대해서는 현찰지급 다음해부터 매년 5백억원씩 지급해 나갈 방침이다.

이를 위해 농림부는 최근 김성훈 (金成勳) 장관이 진념 (陳稔) 기획예산위원장을 만나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정부가 농협에 지불해야 하는 1조원이 넘는 비료계정에서 상쇄해주는 방안 등을 논의했으며 지난주 장관 명의로 "농협의 인수에 따른 재정적 압박을 해소해 주기 위해 재정형편이 풀리는 대로 비료계정 등의 상환에 최대한 노력하겠다" 는 입장을 농협에 통보했다.

농협은 이같은 정부방침을 토대로 이번주부터 남해화학과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가 연내에 인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그러나 기획예산위는 아직까지 농협 인수에 따른 지원방침이 결정된 바 없다며 추경예산 (6조원) 중 1조2천억원이 남해화학 매각대금 3천억원 등 공기업 매각자금으로 편성돼 있어 비료계정 상환 등 사실상 정부의 직접 지원으로 매각대금을 처리하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이다.

기획예산위 관계자는 "비료계정에서 사실상 상계처리할 경우 오른쪽 주머니의 돈을 빼서 왼쪽 주머니에 넣는 식밖에 안돼 공기업 민영화의 효과가 줄어든다" 고 지적했다.

산업자원부도 농협이 무리해서 남해화학을 인수할 경우 부실경영 등의 문제가 초래될 수 있으므로 억지로 맡기기보다 공개경쟁입찰에 따른 능력있는 제3자가 인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추이가 주목되고 있다.

홍병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