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박했던 홍수통제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8일 서울 동작대교 남단 한강홍수통제소 2층 상황실. 3백32.8㎜라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이날 '한강' 을 책임진 10여명의 직원들은 하루종일 초비상체제에서 진땀을 흘려야만 했다.

이미 8일 0시 한강대교 수위가 4.58m를 기록, 지정수위 4.5m를 넘어선 뒤 빠른 속도로 상승해 오후 5시 7.09m까지 치솟자 결국 김일중 (金一中) 소장 주재로 20여분간 긴급회의 끝에 오후 7시를 기해 홍수주의보를 발령키로 결정했다.

이후 직원들은 한강 수위조절 능력을 가진 소양강.화천.충주댐의 방류량을 조절하느라 정신없이 뛰어다녀야만 했다. 숨조차 쉬기 힘든 3시간이었다.

오후 8시30분 상류지역 비가 주춤해지고 있다는 '낭보' 가 전해졌다. 직원들은 너나 할것없이 만세를 불렀다. 즉각 팔당댐 방류량을 줄이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실제로 한강수위는 오후 9시 8.55m를 정점으로 내려가기 시작, 9일 오전 7시이후 8m아래로 떨어지면서 위험수위에서 벗어났다.

한강 홍수주의보는 한강대교 수위가 경계수위인 8.5m에 육박하면 남.북한강 수심과 유속, 상류지역 강우량 등을 종합분석해 홍수통제소장이 발령하게 돼있다.

또 주의보보다 더 위급한 상황인 홍수경보는 한강대교 수위가 경계수위를 지나 위험수위인 10.5m에 육박하거나 넘어설 경우 발령된다.

지금까지 홍수주의보는 지난 74년 통제소가 개소한 이래 모두 25차례가 발령됐고 홍수경보는 84.90.95년 등 모두 7번 발령됐다.

하지만 한강대교 높이가 14.3m이기 때문에 비록 홍수경보가 발령되더라도 한강이 '범람' 하려면 이날 내린 비의 배 이상이 내려야한다는 게 통제소측의 설명이다.

한편 남한강은 여주대교를 기준으로 경계수위 7.5m에 육박한 8일 오후 10시 홍수주의보가 발령됐으며 안성천은 갑작스런 폭우로 수위가 급상승하는 바람에 9일 0시를 기해 이례적으로 홍수주의보 없이 홍수경보가 곧바로 발령됐다.

박신홍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