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추유원지 복구현장]도로끊겨 중장비 못들어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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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6일 기습폭우로 최대의 인명피해가 난 경기도양주군장흥면울대리 송추유원지 산사태 현장. 스키장 슬로프를 연상시킬 정도로 깎여나간 산자락과 작은 운동장처럼 쌓인 토사가 사고 규모를 짐작케 했다.

주변엔 주춧돌만 남은 집터와 부서진 자동차들이 뒹굴고 있다.

마을주민 10여명과 인근부대 장병 1백여명이 비지땀을 흘려가며 삽질을 하고 있는 흙더미 속에서는 7일 오후 5시까지 12구의 시체가 발굴됐다.

발굴작업 진척도는 이제 겨우 10% 정도. 경찰과 군은 아직도 20여구의 시체가 흙더미속에 묻혀있거나 계곡 하류로 떠내려갔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인명피해가 컸던 것은 6일 새벽 갑작스런 폭우로 정전.침수 등의 사태가 발생하면서 이웃주민들이 한성식당 등 매몰된 4개 식당으로 피신했고 휴가를 보내러 유원지를 찾아와 이들 식당에서 민박하던 피서객들이 있었기 때문. 사고가 발생한 것은 오전 4시쯤.

사고현장과 인접한 S식당 주인 宋광현 (52) 씨는 " '쾅' 하는 큰 소리가 울리더니 지진이라도 난 듯 땅이 흔들렸어. 엄청 큰 바위가 가게문을 밀고 들어와 있더라고. 그 다음엔 살려달라는 비명소리가 여기저기에서 울렸지" 라고 사고순간을 말했다.

그러나 당시 유원지 계곡 일대는 정전과 전화불통으로 고립된 상태였고 이때문에 신고도 오전 8시에나 이루어졌다.

오전 10시쯤 군부대 병력과 경찰.119구조대 등이 출동했지만 폭우로 진입도로가 모두 유실되는 바람에 중장비 동원이 불가능해 삽과 맨손으로 토사를 긁어내고 승용차만한 바위 등을 치우며 작업을 펴고 있다.

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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