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서라도 우리 청소년들이 선조들의 고통을 알고 독립의지를 배워야 합니다." 31일 교육부를 통해 '상해임시정부와 김구선생' 비디오테이프 1만1천개를 전국 초.중.고에 기증한 영화제작사 대동흥업의 都東煥 (59) 회장. 자신을 '영상으로 된 민족족보를 보급하는 사람' 이라고 규정하는 그는 이미 95년부터 국군 장병과 경찰관.민족통일자문위원회 등에 '상해임시정부…' 을 기증해왔다.
"씨족의 역사를 기록한 족보가 각 가정에 비치돼 있듯이 이 비디오를 모든 가구마다 보급하고 싶다" 는 게 포부다. '상해임시정부…' 은 都회장이 68년 제작비 약 8천만원을 들여 만든 대작영화. 당시 영화 한 편의 평균 제작비가 5백만~6백만원이었던 걸 감안하면 얼마나 야심찬 기획이었는지 알 수 있다.
그러나 극장을 찾은 관객은 고작 8만7천명. 제작비를 건지지 못해 집을 날리고 빚까지 지게 됐지만 의지는 꺾이지 않았다.
"김구선생이 독립운동하던 시절 먹을 게 없자 어머니가 식당 쓰레기통에 버려진 양배추로 죽을 쑤어 먹이는 장면, 윤봉길의사가 체포되면서도 가슴 속에 숨겼던 태극기를 들고 독립만세를 외치는 장면 등이 바로 우리의 참 모습입니다." 이번에 기증된 비디오 테이프만 해도 약 3억원의 비용이 들어갔다.
그는 지금 3.1운동 기념회관.백범 김구선생 기념회관을 건립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니고 있다. 제대로 된 민족기념관이 건립돼야 우리 민족의 이정표가 바로 선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영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