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의장 경선]한나라당“다수당이 돼야 한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29일 국회의장 후보로 오세응 (吳世應) 의원을 선출한 한나라당은 좀 더 어려운 싸움을 하게 됐다며 긴장하고 있다. 그간 당내에선 신상우 (辛相佑) 부총재 카드가 영남 출신인 박준규 (朴浚圭) 의원을 상대하기엔 유리하다는 게 일반적 관측이었는데 吳의원이 후보자리를 따낸 것이다.

여당쪽에선 기다렸다는 듯 부산.경남 출신 의원 빼가기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낙관을 불허하는 현상은 여러 가지. 무엇보다 吳의원의 득표수 (69표)가 문제다.

표결에 불참한 의원을 포함해 82명 (한나라당 전체 의석은 1백51석) 이 吳의원에게 투표하지 않았다는 역산 (逆算) 이 성립되고, 그만큼 표 이탈 가능성이 커졌다고 볼 수 있다.

2위인 신상우 부총재와 1표차라는 것도 부담이다.

진 쪽의 아쉬움이 클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辛부총재는 "다수당이 의장을 탄생시키는 의회 민주주의의 기본정신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나를 지지했던 분들이 힘을 합쳐 달라" 며 吳의원 지지를 당부했다.

하지만 그에 대한 지지표가 고스란히 옮겨갈지는 장담키 어렵다.

1차투표에만 참가하고 결선투표 때 퇴장해 버린 3표와 기권.무효 등 3표도 신경 쓰이는 대목이다.

아예 투표장에 나오지 않은 8표도 점검대상이다.

한나라당은 이같은 어려움을 자민련 발목잡기로 타개할 생각인 것 같다.

이날 총재단회의에선 총리임명동의안 처리 (4일) 후 상임위를 구성키로 한 총무간 합의사항에 제동을 걸었다.

의장 선출을 JP인준.임시국회 의사일정과 연계해 보려는 시도다.

동시에 여권의 의장 후보인 박준규의원에 대한 공격도 강화할 방침이다.

'벌집 (임대주택)' 물의 등 재산문제로 김영삼 (金泳三) 정부 때 국회의장을 도중하차했던 朴의원의 도덕성이 1차 추궁 표적. 잘하면 여권 내부의 자중지란 (自中之亂) 도 얼마든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이와 함께 국민신당의 부산 출신 의원과 무소속 홍사덕 (洪思德) 의원 등에 대해 지도부가 직접 접촉에 나설 계획이다.

안간힘을 쓰는 한나라당의 모습이다.

이정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