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철의 증시레이더]숨고르기 장세 다소 길어질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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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지난주 주가는 예상대로 단기조정에 들어가 328.44로 마감했다. 전주말대비 15.74포인트, 주초인 20일 대비 36.74포인트 하락했다.

그 전주 14일부터 20일까지 닷새동안의 상승폭인 63.81포인트의 절반 가량을 토해낸 셈이다.

삼성전관등 우량제조주를 비롯해 이번 상승을 주도한 증권.기계.전자.운수장비등의 조정폭이 비교적 큰 편이었다.

종합지수 차트를 보면 지수선이 75일이동평균선을 단숨에 돌파, 25일이동평균선을 오름세로 돌려놓았다.

지지난주를 "바닥다지기 끝" 이라고 단정한 것도 이때문이다.지수는 25.75.150일이동평균선을 하나씩 순서대로 통과하고 그 뒤를 단기이동평균선이 장기이동평균선을 또한 순차적으로 통과하는 것이 순환주기상 바닥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조정은 불가피했다고 봐야 한다. 미국의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가 일본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할지 모른다는 소식, 금리인상을 시사한 그린스팬 미 연방은행 의장의 발언등이 투자심리에 나쁜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도 있다.

그러나 주가 급등에 대한 경계심리가 작용했다는 것이 더 설득력 있게 들린다. 일일거래대금이 매수여력을 나타내는 고객예탁금의 39%까지 폭발 (40% 이상은 위험수위) ,에너지 고갈 현상이 나타났다.

더욱이 폭증한 거래에도 불구하고 지수를 높이지 못한 것은 주도주가 한풀 꺾였음을 의미한다.

전체 27개업종중 23~25개에 달하던 상승업종수가 21일에 21개로 줄었고 22일에는 9개로 급락했다. 이 모두 조정이 시작됐음을 말해주는 '기술적' 신호들이다. 그러면 '단기' 조정으로 보는 이유는 무엇인가.

첫째 폭발적인 거래를 들 수 있다. 지난주 일평균거래량은 1억2천만주로 그 전주의 6천5백만주의 2배에 가깝다.

둘째, 전문가들이 이번 주가급등의 이유로 들었던 금리하락, 환율안정은 아직 변함이 없다.

셋째, 일간차트상으론 지난 23, 25일의 하락이 커보이지만 주간차트를 보면 지지난주 상승을 부분 삭감했을 뿐이다.

마지막으로 바로 얼마전 한국을 '비중축소' 에서 '중립' 으로 의견을 바꾼 메릴린치가 다시 '비중확대' 로 조정했다는 소식이 들어왔다. 다만 23.25일의 연타 (連打) 는 조정이 다소 길어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주초에 반등이 있더라도 무시하고 주후반까지 기다리는 것이 돌다리도 두드리는 자세다. 여기서 두가지 지켜볼 것이 있다. 하나는 거래가 8천만주 이하로 떨어지고, 겨우 회복을 시작한 25일이동평균선이 아래로 방향을 바꾼다면 좋은 징조가 아니다.

다른 하나는 22일부터 순매도를 지속하고 있는 외국인이 언제 다시 순매수로 돌아서는가에 따라 종합지수와 주도주의 향방이 가려질 것이다.

권성철 (증권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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