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 “민주당, 로텐더홀서 나가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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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김형오 국회의장이 7일 국회 본청 중앙홀(로텐더홀)에서 농성하고 있는 민주당 의원들에게 철수해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

김 의장은 이날 오전 허용범 국회 대변인을 통해 “17일 제헌절을 앞두고 다양한 행사가 중앙홀을 중심으로 열릴 예정이어서 중앙홀의 정상화가 시급하다”며 “농성을 즉각 중단하고 자진 철수해 달라”고 밝혔다. 그는 “제헌절 관련 행사들로 어린이, 대학생, 외국인, 주한 외교사절 등이 줄줄이 국회의사당을 방문하게 되는데 길거리도 아닌 본회의장 앞에서 농성하는 모습은 민망하기 짝이 없는 일”이라며 “국회의 부끄러운 모습을 미래의 주역인 어린이들과 외국 귀빈들에게까지 보일 순 없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국회의 장기 공전 사태에 대해서도 “형식과 절차, 방법에 구애받지 말고 여야 협상이 이뤄져 국회가 즉각 정상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허 대변인은 “김 의장이 모종의 결심을 해가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전했다. 김 의장은 비공개적으로 여야 원내지도부와 중진의원들을 꾸준히 접촉하며 타협을 종용하고 있다.

의장실 관계자는 “레바논에 파견된 동명부대의 파병기한이 18일로 끝나기 때문에 어떻게든 그 전에 파병연장 동의안을 처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도 동명부대 파병연장은 반대하기 어렵다는 분위기여서 다음 주엔 본회의가 소집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그 본회의에서 비정규직법·미디어법 등 쟁점 법안도 처리할지를 두고 여야가 충돌할 게 분명해 김 의장은 고민하고 있다.

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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