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 해부]여름철 질병과 대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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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여름철 흔히 발생하는 체온관련질환의 대명사는 일사병 (日射病) .무더위에 장시간 노출될 때 창백해지고 의식이 혼미해지면서 체온이 40도이상 올라가는데 오히려 땀은 분비되지 않는다면 일사병일 가능성이 높다.

원인은 대뇌 깊숙히 위치한 체온조절중추가 장시간 무더위에 기능을 잃어버린 것. 일사병은 분초를 다투는 응급상황이므로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통해 강제로 체온을 식혀줘야한다.

얼음이나 물로 전신을 식혀주도록 하며 바로 병원을 찾아 정맥주사로 전해질을 보충해야한다.

체온과 관련된 또하나의 복병은 저체온증 (低體溫症) .가장 흔한 경우는 선풍기 바람을 쐬며 툇마루에 누워 잠을 자는 것. 깨어있는 경우라면 인체가 체온이 떨어지는 것을 쉽게 감지해 모세혈관확장과 신진대사항진을 통해 체열의 발산을 꾀하지만 수면시엔 이러한 보호기능이 마비된다.

따라서 서너시간이상 선풍기 맞바람을 맞고 잠을 자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술에 취한채 비를 맞고 바닥에 엎드려 자는 것도 같은 경우다.

법의학전문가들은 "매년 국내에서 여름철 방심하다 저체온증으로 얼어죽는 사건이 수십건 이상 발생한다" 고 경고한다.

차가운 바닥에 얼굴을 맞대고 누워 자는 것도 조심해야한다. 안면신경마비로 입이 돌아가는 일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홍혜걸 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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