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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옥범 신창원]서울서 경관 귀물어뜯고 맨발도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부산교도소 탈옥 무기수 신창원 (申昌源.32) 이 16일 새벽 서울강남구포이동에 나타나 경찰과 격투를 벌이다 달아났다.

申은 지난 3월 7일 전북 완주에서 공포탄을 쏘는 경찰을 따돌리고 도주한 후 4개월여만에 모습을 드러냈으며 이로써 경찰은 눈앞에서 申을 다섯번째 놓쳤다.

◇출현 = 이날 오전 4시10분쯤 포이동 일대를 순찰차로 수색중이던 서울 수서경찰서 개포4파출소 소속 엄종철 (嚴宗鐵.42) 경장과 오창우 (吳昌祐.29) 순경은 229번지 주택가에 주차해 있는 검은색 엔터프라이즈 운전석의 30대 남자를 발견했다.

휴대용 차량조회기 (MDT) 로 도난차량임을 확인한 嚴경장 등은 이 남자가 申임을 눈치채지 못한 채 승용차로 접근, 차량 주인인지를 물었다.

반바지.반팔 티셔츠 차림에 슬리퍼를 신고있던 申은 "근처 당구장에 있는 차주가 시켜 가방을 가지러 왔다" 고 대답했고 嚴경장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가방을 든 채 차에서 내린 申과 함께 20여m 떨어진 맥스당구장으로 향했다.

◇격투.도주 = 당구장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申이 갑자기 가방을 내려놓으며 왼손으로 嚴경장의 얼굴을 쳤다.

이어 申은 嚴경장의 허리띠와 권총을 잡고 넘어뜨리려 하다 오히려 嚴경장에게 목을 잡혔다.

목을 잡힌 申은 嚴경장의 오른쪽 손목과 귀를 물어뜯는 등 강력히 반항했다.

곧이어 순찰차에 있던 吳순경이 격투에 가세해 申에게 수갑을 채우려 했으나 申은 필사적으로 이를 뿌리치고 맨발로 구룡산쪽 주택가 골목길로 달아났다.

1백여m를 뒤쫓던 嚴경장 등은 申과의 거리가 벌어지자 순찰차로 돌아와 다시 추적했으나 申은 이미 사라진 뒤였다.

◇유류품 = 경찰은 申이 남긴 가방에서 탈옥 이유와 그동안의 행적 등을 적은 수기 1점.현금 8백60만원.미화 6천9백22달러.회칼 2개 등과 승용차에서 차량번호판 5개.철선 절단기.여자가발.개량한복 등을 발견했다.

申이 타고있던 승용차는 지난 14일 서울성북구성북동 집앞에서 도난당한 朴모 (37) 씨의 것으로 밝혀졌다.

◇수색 = 경찰은 유류품으로 미루어 그동안 지방을 전전하던 申이 이미 오래 전에 서울로 올라와 절도 등을 하며 도피행각을 계속해온 것으로 보고 수사중이다.

또 이번에 申이 나타난 주택가가 유흥업소 여종업원들이 많이 사는데다 申이 도주과정에서 유흥업소 종업원들과 동거해왔던 점을 중시, 근처에 은신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탐문수사를 벌이고 있다.

장혜수.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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