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후 첫 회견 박권상 KBS 사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곧 수신료는 인상돼야 합니다." 4월 20일 취임한 박권상 (朴權相.69) 사장. 그는 14일 취임후 첫 기자회견을 갖고 "광고수익 의존도가 높으면 시청률 경쟁에 치우쳐 공영성을 잃게 된다" 며 81년부터 2천5백원으로 묶여온 수신료 인상이 불가피함을 나타냈다.

지난해 KBS는 수익의 61%가 광고료였고 39% 정도가 수신료였다. 그러나 朴사장은 "KBS가 먼저 공영성을 완전히 갖춘 뒤 시청료를 올려야 국민들이 수긍할 것" 이라고 밝혔다.

朴사장은 KBS의 공영성을 높이는 방안에 대해 "시청률에 연연해 시청자가 원하는 프로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시청자에게 필요한 프로그램을 만들겠다" 고 말했다.

예를 들어 뉴스 시청률을 높이려면 정치.경제 등 딱딱한 사안을 배제하고 분쟁 소식 등 눈길을 끌만한 것을 집중적으로 다루면 된다는 것. 그러나 이보다 시청자를 일부 잃더라도 나라에 비전을 제시하는 소식을 정확하고 심도있게 전하고, 이를 통해 시청자들로부터 신뢰를 높이는 것이 공영방송의 도리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KBS사장 취임 전에는 '시청률' 이 무엇인지 관심도 없었으나 요즘은 상당히 신경쓰인다" 고 말했다.

그가 이사회에 부사장 임명동의를 요청했다 반려된 이형모 (李炯模.52) KBS개혁기획단 국장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 안건이 이사회에 계류중" 이라며 그의 부사장 임명을 계속 추진할 것임을 밝혔다.

권혁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