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 녹아버린 '얼음골'…84, 91년 이어 세번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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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한여름에도 얼음이 꽁꽁 어는 것으로 유명한 경남밀양시산내면남명리 얼음골 (천연기념물 제224호) 의 얼음이 이번 여름에는 사라졌다.

23년동안 얼음골을 관리해온 권주현 (權周鉉.64) 씨는 "예년보다 두달가량 빠른 지난달 18일 얼음이 녹아버린 뒤 더 이상 얼지 않고 있다" 고 말했다.

여름철에 얼음골의 얼음이 녹은 것은 얼음골이 체계적으로 관리돼온 지난 70년이래 84년, 91년에 이어 세번째다.

얼음골에서 얼음이 사라진 원인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난 겨울 엘니뇨에 따른 이상고온 현상을 꼽고 있다.

부산대 대기과학과 문승의 (文勝義) 교수는 "여름철 얼음골의 결빙은 겨울동안 돌틈으로 들어간 차가운 공기가 땅속에 축적돼 있으면서 돌조각을 차게 하여 일어나는 현상" 이라며 "하지만 엘니뇨 현상에 따른 지난 겨울과 봄의 이상난동으로 차가운 공기 축적이 부족해 얼음이 사라진 것" 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지역 환경단체들은 얼음골 입구에 수십곳의 숙박업소와 음식점들이 무분별하게 들어서면서 환경이 훼손돼 주변기온이 상승한 것이 주원인이라고 주장한다.

밀양 =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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