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황금초등학교]부모가 함께하는 '사이버 학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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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학교에서 컴퓨터를 배워 이제는 매일 학교 통신망을 찾아보는 것이 습관이 됐어요. " 대구시수성구황금동에 사는 주부 최순화 (崔順花.36) 씨는 자녀가 다니는 황금초등학교에서 지난달부터 컴퓨터를 배워 '컴맹' 탈출에 성공했다.

황금초등학교가 학부모를 상대로 컴퓨터 교실을 연 것은 올해 초. 이 학교 김상동 (金相東.59) 교장은 "지난해 초부터 학교정보화를 추진, 지난해 말 온라인통신학교 데이터베이스와 멀티미디어교육 시설을 완공했지만 학부모가 컴퓨터를 사용하지 못하면 성공할 수 없다고 판단해 컴퓨터 교실을 열었다" 고 말했다.

민간업체인 ㈜이야기가 개설, 학교측과 공동관리하는 온라인 통신학교는 각종 학습정보도 제공하고 학교.교사.학부모.학생을 위한 통신대화방도 있는 '사이버 학교' . 학생 1천5백여명과 학부모.교사에게 모두 개인번호 (ID)가 부여되고 학생들은 정규수업 (5, 6학년 매주 1시간).방과후 수업 (2학년 이상 11개반 수준별 교육으로 2백67명 수강중) 을 통해 컴퓨터를 익혀간다.

그러나 학부모가 문제. 학교측은 민간 소프트웨어전문업체 다암테크에 학부모 교육도 맡겼다. 매월 수강료 2만원에 초급 3개월 (윈도우95.통신).중급 3개월 (엑셀.오피스) 을 합쳐 교육기간은 총 6개월.

교육은 매주 월~금 오전 9시30분~10시20분, 컴퓨터 30대가 있는 교내 컴퓨터 교육실에서 실시된다.

학부모들의 호응이 상당히 높아 현재 50여명이 열심히 수업중이다.

강사 양경미 (楊敬美.여.28) 씨는 "수업열기가 높아 강의시간이 1시간30분으로 연장되는 경우가 많고 수업 후 혼자 연습하는 학부모들도 꽤 된다" 고 말했다.

중급과정을 배우고 있는 학부모 김미희 (金美姬.여.31) 씨는 "교육용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자녀를 가르칠 생각" 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노력 덕분에 학교정보화는 가정으로 확산되고 학교.학생.학부모간의 담을 허물면서 '열린 학교' 를 만들어가고 있다.

金교장은 "요즘은 컴퓨터 통신망을 통해 숙제.가정통신문을 보내기도 한다" 며 "통신대화방을 통해 교사.학생.학부모가 대화를 나누면서 거리감도 줄어 학교발전에 도움이 되고 있다" 고 말했다.

컴퓨터 보유학생은 전체 1천5백여명중 53%에 불과하지만 나머지 가정도 연내 한국통신이 무료로 보급하는 단말기를 통해 통신망 이용을 가능토록 할 방침이다.

金교장은 "다른 학교 교사들이 함께 활용하자는 취지에서 우리 학교 교사들이 개발한 각종 교육용 소프트웨어를 우리 학교 홈페이지 (http://210.100.234.2, http://hwanggum - e.ed.taegu.kr)에 띄우고 있다" 며 "학교 정보화가 뿌리 내릴 수록 교육의 질이 빠르게 높아질 것" 이라고 말했다.

대구 = 오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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