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지점 하나 없는 상황에서 31만 개의 증권계좌를 확보한 것은 국민은행과의 시너지 효과 덕분이다.”
지난해 3월 한누리투자증권에서 KB투자증권으로 이름을 바꾼 이 회사는 국민은행이 인수하기 이전만 해도 기업금융에 특화된 증권사였다. 올 2월 처음으로 소매 영업을 시작한 이 회사는 5개월 만에 31만 개의 계좌를 확보했다.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일이다. 계좌 모두가 전국 1200개 국민은행 점포에서 개설됐다.
지난해 4월 KB투자증권으로 자리를 옮긴 김 사장은 JP모건과 도이체방크 등 글로벌 투자은행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그래서 그는 소매 영업보다는 기업 금융에 밝다는 평을 듣는다. 이 회사는 기업 금융 부문에서도 국민은행과의 결합 효과를 누리고 있다. 그는 “올 초 우리 회사가 성사시킨 롯데의 두산주류 인수(5000억원 규모)도 국민은행이 인수금융을 주선한 덕에 이루어질 수 있었다”며 “외환위기 이후 국내 증권사가 3000억원 이상의 인수합병(M&A) 거래를 성사시킨 것은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이 한 건으로 KB투자증권은 올 1분기 국내 M&A 자문 분야에서 1위를 기록했다.
김 사장은 집토끼(기업금융)와 함께 산토끼(소매 영업)도 잡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KB금융지주 산하 금융 계열사와의 공조를 통해서다. 그는 “단순히 국민은행의 영업망을 이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민은행 고객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KB투자증권은 7~8월 서울 압구정동과 도곡동 프라이빗뱅크(PB)지점의 ‘지점 내 지점(BIB)’ 개설을 시작으로 BIB를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BIB는 은행과 증권 상품을 고객에게 종합적으로 제공한다. 김 사장은 “고객들은 종합 금융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희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