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투자증권 김명한 사장 “시너지의 힘…지점도 없이 계좌 31만 개 됐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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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자체 지점 하나 없는 상황에서 31만 개의 증권계좌를 확보한 것은 국민은행과의 시너지 효과 덕분이다.”

KB투자증권 김명한(사진) 사장이 제시한 국민은행과의 결합 효과는 이처럼 숫자로 확인된다. 그는 29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전국 최대의 금융 점포망을 갖고 있는 국민은행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며 “2013년까지 국내 3대 증권사로 도약하는 목표를 설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 한누리투자증권에서 KB투자증권으로 이름을 바꾼 이 회사는 국민은행이 인수하기 이전만 해도 기업금융에 특화된 증권사였다. 올 2월 처음으로 소매 영업을 시작한 이 회사는 5개월 만에 31만 개의 계좌를 확보했다.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일이다. 계좌 모두가 전국 1200개 국민은행 점포에서 개설됐다.

지난해 4월 KB투자증권으로 자리를 옮긴 김 사장은 JP모건과 도이체방크 등 글로벌 투자은행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그래서 그는 소매 영업보다는 기업 금융에 밝다는 평을 듣는다. 이 회사는 기업 금융 부문에서도 국민은행과의 결합 효과를 누리고 있다. 그는 “올 초 우리 회사가 성사시킨 롯데의 두산주류 인수(5000억원 규모)도 국민은행이 인수금융을 주선한 덕에 이루어질 수 있었다”며 “외환위기 이후 국내 증권사가 3000억원 이상의 인수합병(M&A) 거래를 성사시킨 것은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이 한 건으로 KB투자증권은 올 1분기 국내 M&A 자문 분야에서 1위를 기록했다.

김 사장은 집토끼(기업금융)와 함께 산토끼(소매 영업)도 잡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KB금융지주 산하 금융 계열사와의 공조를 통해서다. 그는 “단순히 국민은행의 영업망을 이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민은행 고객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KB투자증권은 7~8월 서울 압구정동과 도곡동 프라이빗뱅크(PB)지점의 ‘지점 내 지점(BIB)’ 개설을 시작으로 BIB를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BIB는 은행과 증권 상품을 고객에게 종합적으로 제공한다. 김 사장은 “고객들은 종합 금융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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