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악마]경기는 졌지만 매너는 우승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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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경기에선 졌지만 응원은 이겼다. 한국 월드컵대표팀 응원단인 '붉은 악마' 가 프랑스 현지에서 칭송을 받고 있다.

한국은 경제사정 때문에 많은 응원단이 경기장을 찾지는 못했지만 깨끗한 매너.상냥한 태도로 응원문화의 원조 유럽에서 귀감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프랑스의 스포츠전문지 '레퀴프' 는 한국 - 멕시코전이 끝난 뒤 한국 응원단이 경기장 관리인들에게 청소도구를 요구했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붉은 악마' 가 한국 응원단석에 떨어져 있는 쓰레기를 치우기 위해 빗자루를 달라고 했다는 내용이었다.

이 신문은 기사에서 "관중이 청소를 하기 위해 빗자루를 달라고 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 는 리옹구장 관리인 말도 인용했다.

또 한국 응원단은 네덜란드전에서 한국팀이 대패했는데도 불구하고 결코 흥분하지 않고 끝까지 응원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한국 응원단의 의연한 응원태도에 감명받은 듯 극성팬이 대부분인 네덜란드 응원단은 경기가 끝난 뒤 한국 선수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한국 응원단인 '레드 타이거스' 가 '붉은 악마' 와 달리 흰색 유니폼을 입고 제각기 응원을 벌여 '옥에 티' 로 지적됐지만 한국의 프랑스월드컵 응원단은 폭력으로 얼룩진 유럽의 훌리건 응원문화에 견줘 신선한 충격을 던져주었다.

파리 = 손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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