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블 (거품) 경기때 일본이 사들였던 명화 (名畵)가 엔화 약세와 미국 미술품시장의 활황을 틈타 다시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
일본미술계는 명화 유출로 울상을 짓고 있지만 불황에 허덕이는 일본기업들의 '미술품 되팔기' 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일본미술계에 따르면 일본이 버블때 해외에서 사들인 미술품은 1조엔 (약 10조원) 가량. 미술평론가 세키 신이치 (瀨木愼一) 는 "당시 미술품가격은 일본기업들이 앞다퉈 구입하면서 천정부지로 뛰었지만 거품이 빠지면서 폭락했다" 며 "기업들은 되팔려고 해도 본전도 못 건지게 되자 그냥 보관해 왔다" 고 말했다.
그러던 중 최근 엔화 약세가 지속되고 미술품가격이 오르면서 해외매각이 늘어나게 됐다는 것이다.
지난달 13일 뉴욕 소더비경매장에서는 모네의 '대운하' 가 예상을 훨씬 웃도는 1천2백만달러 (약 16억2천만엔)에 낙찰됐다.
일본 소장가의 의뢰로 도쿄 (東京) 의 한 미술관이 출품한 이 그림의 지난 90년 당시 낙찰가는 9백90만달러 (당시 약 14억8천만엔) 였다.
이날 일본에서 나온 미술품은 금액으로 따져 전체의 40%를 차지했다.
지난 2월에는 건설회사 도비시마 (飛島)가 보관해 온 현대미술계의 거장 포로크의 그림 '넘버 - 25A' 가 미국 그림수집가에게 팔리기도 했다.
도쿄 = 오영환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