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한국대표팀,벨기에와 마지막 승부에 실낱기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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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이제 남은 것은 벨기에전에서의 선전 뿐 - . 멕시코전에 이어 네덜란드전에서도 무참하게 패배, 지난 54년 월드컵본선 첫 도전이래 44년만의 16강꿈이 깨져버린 한국대표팀은 그나마 남은 1승꿈을 E조예선 마지막 벨기에와의 한판 승부에 걸 수밖에 없게 됐다.

그러나 이마저 쉬운 일이 아니다.

어쩌면 3전 전패를 안고 귀국해야 할 지도 모른다.

2무승부를 기록중인 벨기에 (네덜란드.멕시코는 각 1승1무)가 16강 합류를 향한 막판 뒤집기를 위해 사력을 다할 것이 뻔한데다 객관적 전력도 한국보다 앞선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더이상 물러설 수 없는 입장은 한국도 마찬가지. 벨기에전마저 패퇴하면 국민적 실망과 비난 화살은 둘째치고 2002월드컵 유치로 달아오른 국내 축구열기에 찬물을 끼얹게 된다.

'프랑스 낭보' 를 자양분 삼아 축구선진국으로 올라서려던 한국축구는 당분간 '프랑스 악몽' 에서 헤어나기 힘들게 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또 벨기에전에서 선보일 믿을만한 카드가 마땅찮다는 게 차범근감독의 고민. 차감독은 일단 '왼발의 명수' 하석주가 뛰게 돼 한가닥 희망을 걸고 있으나 황선홍의 부상회복이 더뎌 출전여부조차 결정짓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차감독은 30대가 주류를 이룬 벨기에가 후반 급격한 체력저하를 보여온데 착안, 이동국.이상헌.서동명 등 신예들을 투입해 그 약점을 물고 늘어진다는 작전을 세워놓고 있다.

축구 전문가들과 팬들은 우리 선수들이 한시바삐 졸전으로 얼룩진 예선탈락의 충격을 털어버리고 사력을 다해 유종의 미를 거둬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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