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미사일 뒷거래 5억달러 외화벌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북한이 16일 미사일 개발과 해외수출 사실을 공식 시인하자 정부 당국과 미국 등 국제사회는 향후 북한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북한은 관영 중앙통신을 통해 "미사일 수출은 외화획득을 목적으로 하는 것" 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북한의 이런 움직임은 인도와 파키스탄의 핵실험에 따라 북한핵과 미사일 개발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는 시점 때문에 더 눈길을 끈다.

마침 미국의 디펜스 뉴스지도 15일 북한이 파키스탄의 '가우리' 미사일 발사성공과 관련, 현재 개발중인 대포동1호 미사일의 발사실험을 생략하고 곧바로 실전에 배치할지 모른다고 전망하고 있는 상태다.

그동안 미사일 수출의혹에 대해 '확인도 부인도 않는 정책' (NCND) 을 취해온 북한이 돌연 미사일 수출을 스스로 확인하고 나선 것은 이를 본격적인 대미협상 카드로 삼으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장승길 이집트 주재 북한대사의 망명으로 대 (對) 중동 미사일 거래내역이 곧 드러날 것이기 때문이란 관측도 나온다.

북한의 미사일 수출 주고객은 중동. 87년 7월 이란에 첫 인도가 이뤄진 이후 88년 2월초까지 1백기를 판매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후 판매량이 계속 증가세에 있으며 개량형 스커드미사일 판매를 통해 연간 5억달러의 이득을 챙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북한이 세계의 화약고로 불리는 이 지역에 집중적으로 무기를 판매해오고 군사기술을 제공하자 미국은 북한과 두차례의 미사일 회담을 가졌다.

96년 4월의 1차협상에서 북한은 미사일 개발포기를 대가로 북.미관계 개선을 요구했고 97년 6월의 2차협상에서는 정치.경제적인 반대급부를 희망했다.

지난해 8월 예정됐던 3차협상은 장승길대사의 망명으로 열리지 못했다.

북한이 미사일 개발에 착수한 것은 70년대 중반. 중국이 DF - 61전술탄도미사일 개발에 들어가면서부터다.

이영종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