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몰이 고삐잡은 김대통령]DJ 연설에 담긴뜻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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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DJ 개혁의 칼끝이 정치권을 겨냥했다.

16일 오전 국무회의에서 총체적 국정개혁의 신속한 추진을 촉구한 김대중대통령은 오후의 국민회의 지방선거 당선자대회에선 정치개혁과 정계개편에 대한 결연한 의지를 천명했다.

지금까지 사용치 않았던 "할 수 있는 모든 노력과 힘을 동원" "확고한 결의" "제2의 건국" "하늘을 두고 맹세" 라는 강도높은 용어를 총동원했다.

참석자들 대다수가 "국정개혁에 대한 대통령의 의지가 얼마나 강한지가 피부에 와 닿았다" 며 입술을 깨물 정도였다.

金대통령이 제기한 정치개혁의 핵심은 '정당과 국회 전반에 대한 개혁' 과 '정계개편을 통한 동서화합과 정국안정' 으로 압축된다.

정치가 경제의 걸림돌이 되는 해묵은 폐해를 이제는 과감히 타파하고 21세기를 지향하는 정당.국회개혁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따라서 여권이 추진했던 국회의원 정수 축소, 선거구제 개편, 지구당제 철폐, 정치자금법 개정, 국회 상시 개원 등 제도적 개혁이 강한 힘과 속도를 갖고 추진될 전망이다.

金대통령은 '여권의 동진 (東進)' 과 '개혁연합' 을 정계개편의 방향 및 원칙으로 제시했다.

金대통령이 최근 언급한 바 있는 이른바 '지역연합' 과 맥을 같이하는 대목이다.

당내에선 다당제 구도 아래 TK (대구.경북).PK (부산.경남) 와 정책연합.거국내각.대연정 등이 시도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金대통령이 "개혁을 지향하는 사람과 손을 잡겠다" 고 한 언급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야당의원 영입에 있어 지역과 과거를 불문하고 뜻만 맞으면 개혁이라는 그릇에 담겠다는 이른바 '개혁연합론' 인 셈이다.

문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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