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결승 2국>
○·이세돌 9단(1승) ●·쿵제 7단(1패)결승>
하나 지금은 모두 흘러간 꿈이 됐다. 113과 114를 조금만 먼저 교환했어도 지금처럼 백이 중앙에서 훨훨 날아다니는 일은 결코 없었을 것이다. 더욱 억울한(?) 점은 백은 뒷맛이 몹시 나빴던 좌하에 한 수 가일수(백△)를 하고도 중앙을 장악했다는 사실이다.
A로 잡는 수는 크지만 쿵제에겐 그럴 여가가 없다. 그는 걸레가 된 중앙을 수습하기 위해 115로 쓸쓸히 발길을 돌린다. 하나 구차하게 삶을 구하다 보니 장차 백B가 선수다. 하변 백 집이 5집 정도 늘어난 것이다. 이게 바로 엷어진 죄다. 중앙만 튼튼했으면 흑은 C로 늘 수도 있고 거꾸로 백◎ 두 점을 잡을 수도 있었는데 그런 쏠쏠한 재미가 모두 사라지고 아픔만 남게 됐다. 116, 118도 기분 좋은 선수. 그 다음 120으로 차단하니 흑 석 점의 갈 길이 아득해 보인다.
박치문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