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준식의 자세가 건강이다] W자형으로 앉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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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나 어린이가 W자형으로 앉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오랫동안 좌식생활을 해온 민족의 독특한 자세다. W자형 자세는 무릎을 꿇은 상태에서 무릎 아래쪽은 벌려 엉덩이가 땅에 닿게 앉는 것을 말한다. 이 자세를 자주 하면 휜 다리가 될 수 있으므로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요즘같이 노출이 심한 계절에 휜 다리를 가진 여성은 심리적으로 위축되기 쉽다. 긴치마나 바지를 입는 등 대인 기피 현상도 생긴다.

대표적인 휜 다리가 X자형인 외반슬형이다. X자형 다리는 서 있을 때 무릎은 붙고 양발 간격이 벌어진 모습이다. 양쪽 무릎이 서로 닿게 돼 걸을 때 다리를 벌리고 걷고, 발바닥에 부하가 걸리면서 발이 편평해지는 편평족이 생길 수 있다. 또 이 자세에선 허벅지 바깥쪽에 있는 외측 근육과 인대는 짧아지고, 허벅지 안쪽 무릎과 인대는 늘어난다. 이렇게 되면 고관절과 무릎·발목에 걸리는 체중 부하가 분산되지 못해 퇴행성 관절염이 빨리 온다.

W자형 자세는 몸의 균형도 깬다. 골반이 틀어져 골반통과 함께 허리 통증을 가중시킨다. 골반부터 무릎까지 자세가 틀어지면 조금만 걸어도 쉽게 피로를 느낀다.

W자형 자세는 어린이의 성장을 방해하기도 한다. 관절이 틀어지면 힘의 축이 무너지고, 무릎뼈 쪽에 부하가 많이 걸리면서 정강이뼈의 성장점에 영향을 준다. 결국 하체 길이가 제대로 자라지 못해 숏다리의 원인이 된다. 따라서 언제나 앉는 자세를 교육하고, 동시에 관절의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근력 강화운동을 해야 한다.

신준식 자생한방병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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