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고속철 결함논란]선로이상 집중제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독일 에셰데의 고속철도 이체에 (ICE) 참사로 사망자수가 계속 늘어나는 가운데 사고원인을 둘러싸고 선로의 결함이 집중 제기되고 있으며 한편으로는 열차 자체의 문제도 거론되고 있다.

독일 공영 ARD - TV는 사고로 1백~1백20명이 현장에서 사망했다고 전했으며 AP통신은 독일 관리를 인용, 사망자수가 최소 1백명 이상이라고 보도했다.

ARD - TV는 4일 오후9시 (한국시간 오후4시) 현재 확인된 사망자는 87명이라고 보도했다.

구조요원들은 발굴작업이 끝나지 않아 희생자수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ICE 참사가 당초엔 목격자의 증언에 따라 고가도로에서 추락한 자동차와의 충돌이 사고원인인 것으로 잠정 설명됐으나 현재는 선로와 차체의 문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경찰 대변인은 사고 당시 독일 국영철도회사 (DB) 직원들이 현장에서 시설보수 공사를 하고 있었다고 설명, 선로에 문제가 있었음을 시사했다.

조사단은 조사가 진행되면서 열차가 고가도로 기둥을 먼저 들이받은 뒤 자동차와 충돌했으며 자동차가 있던 위치도 고가도로 위가 아닌 선로 근처인 것으로 추정, 사고원인이 자동차와의 충돌이 아닌 다른 데 있음을 시사했다.

경찰은 "사고당시 국영철도회사 직원들이 사고현장에서 시설 보수 공사를 하고 있었다" 고 밝혔으며 특히 한 경찰간부는 "보수공사를 하던 직원들이 빠르게 접근하는 기관차를 피하기 위해 선로를 올바르게 재정렬하는데 실패한 것 같다" 고 설명했다.

. 영국의 BBC방송도 4일 독일연방 사고조사반이 객차 12량과 후위 전동차 모두 탈선했음에도 선두의 전동차만 선로이탈 없이 에셰데역으로 진입한 점을 중시, 선두 전동차가 나머지 객차들과 분리된 이유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DB는 그러나 열차나 선로 자체에는 아무런 기술적 결함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빌헬름 콘라트 뢴트겐' 이라는 이름의 이 열차에는 승객 7백여명이 타고 있었으며 사고 당시엔 시속 2백㎞로 운행되고 있었다.

경찰과 사고조사단은 "사고원인을 정확히 알기 위해선 충분한 증거와 증언을 수집해야 하며 이에는 수주일이 걸릴 것" 이라며 사고원인의 공식발표를 미루고 있다.

이 사고로 ICE의 안전성과 차세대 초고속 자기부상열차 트란스라피트 도입에 관한 논란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