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과정서 분열위기 국민신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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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국민신당이 지방선거 과정에서 극심한 내홍 (內訌)에 빠졌다. 당선가능성은 차치하고 제대로 후보도 못내는 등 가뜩이나 맥빠진 상황에서 당 지도부.간부 등의 각개약진이 잇따르고 있는 것. 2일 박찬종 (朴燦鍾) 고문은 한나라당 최병렬 (崔秉烈) 서울시장후보 지지선언을 했으며 경기지역 일부 지구당위원장들은 국민회의 임창열 (林昌烈) 경기지사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또 강원지역 일부 당직자들은 무소속 이상용 (李相龍) 후보를 지원하고 있다. 지도부의 목소리도 다르고 하부조직도 제각각이다.

당 일각에선 "조기 분열조짐" 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처럼 독자행동이 돌출하는 것은 지도부의 분열과 극도로 약화된 지도부의 조직장악력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당이 선거관리기능을 상실, 이번 선거에서 단 한석조차 기대하기 어렵게 되자 위기감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당 노선을 둘러싼 지도부의 분열은 이미 오래된 얘기다.

특히 지방선거후 예상되는 정계개편을 앞두고 분열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크게는 한나라당연대파와 여권연대파로 나뉘어 있다.

한가지 공감대가 형성되는 대목은 지방선거후에는 당의 존립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몇몇 의원들은 지방선거가 끝나자마자 탈당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을 정도다.

이미 지난주말 한나라당연대파로 알려진 朴고문과 이만섭 (李萬燮) 총재는 반 (反) DJ시국선언과 함께 최병렬후보 지지를 선언할 계획이었으나 이인제 (李仁濟) 고문과 박범진 (朴範珍) 사무총장의 반대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朴고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지방선거가 중앙정치의 권력투쟁무대로 전락한 1차적인 책임은 金대통령에게 있다" 며 현 정권을 성토했다.

야권공조도 거듭 강조했다.

반면 이인제고문측은 "당과 무관한 일" 이라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국민신당은 이번 선거에 4명의 광역단체장과 35명의 기초단체장, 41명의 광역의원을 공천하는 데 그쳤다. 그나마 당선가능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당의 기능이 사실상 정지된 상태인 것이다.

지도부의 분열로 당이 어디로 갈지 모르는 상황에서 지방조직도 자구책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경기지역 일부 조직책들이 독자노선을 표방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신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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