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일본 노무라 어셋 매니지먼트 도노무라 회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약속한 개혁조치들이 실행되고 노사관계가 안정되면 올해 하반기부터 일본의 대한 (對韓) 투자는 본격화될 것이다. " 투자환경조사단 단장으로서 오는 8일부터 5일동안 한국을 방문할 도노무라 히토시 (外村仁.60) 노무라 어셋 매니지먼트투신 회장은 한국 경제의 조속한 거시적 안정 확보가 외국자본 유치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노무라증권 부사장을 지낸 도노무라 회장은 '헤아리기 힘들 만큼' 한국을 방문한 국제투자 전문가다.

- 엔.달러 환율이 한국과 아시아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향후 엔화 환율을 어떻게 보는가.

"내년쯤 반전을 기대할 수 있다. 현재의 엔화 약세는 지나친 감이 있다. 일본의 종합경기대책이 가을부터 본격 집행되면 서서히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내수확대→경기회복→엔화강세는 소득세 체계가 전면 손질되는 내년쯤에야 가시화될 것이다. "

- 이번 투자조사단의 방한 목적은.

"지금까지는 제조업 중심의 직접투자를 위한 조사가 대부분이었다. 이번에는 증권.은행.경제연구소 등의 주식.채권투자 전문가 17명으로 조사단이 구성됐다. 금융개혁 과정을 조사해 한국 시장에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 서면 곧바로 투자를 시작할 것이다. "

- 한국 경제의 장.단점을 무엇이라고 보는가.

"삼성전자.포항제철등 세계적인 기업이 있고 우수한 노동력을 갖고 있다. 문제는 노사관계다. 일본까지 건너와 시위를 하는 한국의 일부 노조가 있었다. 따라서 일본 기업들의 인상이 극히 좋지 않다. 재벌의 가족 중심.문어발 경영도 문제이며 경영에 실패한 오너는 책임을 져야 한다."

- 대한 (對韓) 투자조사의 내용은 무엇인가.

"일본 금융기관은 장기 대출이 대부분이어서 한국 경제가 장기적으로 안정될 것인지 살필 생각이다."

- 한국 경제의 장래는.

"국제통화기금 (IMF) 체제에 들어간 직후 한국이 구조조정을 발표했을 때 일본에서는 조만간 한국이 훨씬 더 선진적인 경제시스템을 가질지도 모른다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최근 비관적인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의 리더십과 기업.노조 등 경제주체들의 합리적 행동여부에 따라 운명이 좌우될 것으로 본다. 한국 경제는 내년부터 회복조짐을 보이겠지만 완전 회복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

도쿄 = 이철호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