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농구] 종료 1초전 '밀러의 기적'…페이서스, 불스에 역전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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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승부는 이제부터다. " 인디애나 페이서스가 시카고 불스와의 미 프로농구 (NBA) 동부지구결승에서 2연패 뒤 2연승을 거뒀다.

페이서스는 26일 홈코트인 마켓스퀘어애리나에서 벌어진 불스와의 4차전에서 종료직전 '명사수' 레지 밀러의 극적인 3점포에 힘입어 96 - 94로 승리, 대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날 경기는 마지막 5초에 승부가 갈렸다.

승패의 기로에 먼저 선 것은 불스. 94 - 93으로 앞선 경기종료 4초7 전 불스의 스코티 피핀 (12득점) 이 자유투 2개를 얻었다.

모두 넣을 경우 승리에 결정적인 쐐기를 박을 수 있는 기회였다. 그러나 백전노장 피핀은 어이없게 자유투 2개를 모두 놓쳤고 설상가상으로 심판의 모호한 판정으로 공격권은 페이서스로 넘어갔다.

남은 시간은 2초9. 짧은 시간이었지만 페이서스에는 찬스에 강한 밀러 (15득점)가 있었다. 밀러는 종료 1초6 전 불스 코트 오른쪽 3점라인에서 몸을 솟구쳤고 0초9 뒤 볼은 사뿐히 골망을 흔들며 96 - 94, 역전을 만들었다.

겨우 0초7의 공격시간만을 가진 불스는 마이클 조던이 페이서스 코트 왼쪽에서 회심의 3점슛을 날렸으나 볼은 백보드를 맞고 림 안을 돌다 퉁겨나와 버렸다. 불스의 역전패. 이날 페이서스는 센터 릭 스미츠가 팀 최다인 26점을 넣으며 골밑을 장악했고 벤치멤버인 데일 데이비스도 12득점을 기록, 승리에 일조했다.

불스는 이날 조던이 경기초반 눈이 찢어지는 부상 속에서도 28득점을 하며 분전한데다 토니 쿠코치 (18득점).데니스 로드맨 (16리바운드) 등의 활약으로 줄곧 앞서 승리를 눈앞에 두는 듯했다. 그러나 불스는 막판 홈팀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심판 판정에 흔들리며 끝내기에 실패, 결국 분루를 삼켜야 했다.

강갑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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