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사람]광화문에 조명시설 기증한 필립스 신박제사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밤마다 화사하게 태어나는 광화문 - ' . 이달 중순부터 해가 뉘엿뉘엿 서산으로 기울면 광화문 용마루와 원색 단청 (丹靑) 이 신비로운 자태를 드러내 시민들의 눈길을 붙들고 있다.

그동안 어둠에 쌓여있던 광화문이 이처럼 '밤의 명물' 로 태어난 데는 한 전자회사 사장의 노력이 숨어있다.

지난해 봄 '광화문을 조명으로 꾸며 서울의 밤을 밝히겠다' 고 뛰어들어 마침내 뜻을 이룬 ㈜필립스전자 신박제 (申博濟.54) 사장. "밝아진 광화문이 외환위기로 지친 시민들에게 조그마한 위로를 줄 수 있으면 좋겠어요. "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전자회사 필립스의 국내법인을 책임지고 있는 申사장은 광화문 조명시설에 2억원을 지출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0월에는 3억원을 들여 동대문에도 조명 시설을 해주기도 했다.

申사장은 광화문의 운치를 고스란히 살려내고 단청의 변색을 막기 위해 자외선을 차단할 수 있는 '메탈할라이드램프' 라는 특수한 전구를 사용했다고 귀띔했다. 申사장은 "이순신 장군 동상이 밤에도 위엄을 드러낼 수 있도록 꾸미고 싶다" 는 의욕도 보였다.

申씨는 연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74년 필립스에 입사한 뒤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93년 최고경영자의 자리에 올랐다.

장세정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