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투표 결과 조작” 이란 반정부 시위 격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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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12일 대선을 치른 이란에서 보수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선거 승리에 반발하는 반정부 시위가 격화하고 있다.

아마디네자드의 강력한 라이벌이었던 개혁 성향의 미르 호세인 무사비 전 총리를 지지하는 시위대가 선거 부정에 항의하며 13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격렬한 시위를 벌이고 있다고 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무사비는 14일 지지자들에게 현 정권에 대한 저항을 계속할 것을 촉구했다.

수도 테헤란에서 13일 아미디네자드의 재선에 항의하는 무사비 지지자 수천 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오며 시위가 시작됐다. 시위대는 “아마디네자드 정권이 선거에서 부정을 저지르고 투표 결과를 조작했다”며 경찰을 향해 돌을 던지는 등 맹렬한 시위를 벌였다. 테헤란 경찰 고위 당국자는 시위 진압 과정에서 개혁파 지도자들을 포함해 약 170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시위가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가장 큰 규모였다”고 전했다.

14일에도 반정부 시위는 계속됐다. 시위대는 “독재자에게 죽음을”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경찰에게 돌을 던졌으며 경찰은 이들을 향해 최루탄을 쏘아댔다. 일부 거리에선 경찰이 시위 군중을 해산하기 위해 허공에 위협사격을 하기도 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시위가 격화할 경우 아마디네자드 정권에 충성하는 혁명수비대가 무력 진압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시위 사태와 관련,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무사비 후보와의 표차가 너무 커 선거 결과를 의심할 여지가 없다”며 “선거는 축구 경기와 같아 패자는 결과에 승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철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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