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분한 5·18]DJ 취임후 변화 뚜렷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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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 집권 후 처음 맞는 5.18광주민주화운동 18돌 기념주간 (5월3~27일) 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 과격시위 등으로 떠들썩했던 예년과 달리 평화적이고 경건하게 치러지고 있는 것이다.

우선 대학생의 시위가 17일 현재까지 벌어지지 않고 있다. 한총련 (한국대학생총연합) 이 16, 17일 대의원대회를 개최하려 했으나 '광주가 더 이상 투쟁의 도시로 비춰져선 안된다' 는 지역여론에 밀려 물거품이 됐다.

경찰도 한나라당 광주지부 앞에 경비병력을 투입했으나 불상사는 없었다. 16개국 인권운동가들이 참가한 아시아인권선언대회가 열려 광주를 인권도시로 부각시킨 점도 주목할 만하다.

말레이시아 저널리스트 서니 인바라하 (39) 등 대회참가자 40여명은 17일 오전 5.18묘지를 참배했다.송언종 (宋彦鍾) 광주시장은 17일 오전10시 5.18묘지에서 열린 추모제에서 "5.18정신을 올바로 계승, 인류사회가 추구해야 할 보편적 가치로 승화시키자" 고 말했다.

또 제1회 5.18시민걷기대회가 이날 오후3시부터 열려 5천여명이 무등경기장부터 도청 앞까지 5.18㎞를 걸으며 80년 항쟁의 의미를 되새겼다.오후7시30분부터 3시간 동안 전남도청 앞 광장에서 1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전야제에서 상인들은 주먹밥을 나눠주며 5.18 당시의 공동체 정신을 재연하고 경제난을 극복하자고 다짐했다.

또 인권.평화.화합의 기본 주제에 맞춘 인권선언문도 낭독됐다. 한편 18일 오전10시 망월동 묘역에서 열릴 기념식은 TV로 전국에 생중계된다.

광주 = 이해석 기자 〈lhs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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